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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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야당 정치인들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대선을 조기에 치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차기 대권 잠룡으로 평가받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지사는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국회 앞 비상 시국 대회에 참석했지만 오 시장은 '시정 운영'에 우선 집중하는 상반된 일정을 소화 중이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이날 오후 1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취소하고 정오부터 국회에서 열리는 비상 시국 대회에 참가했다. 이날 김 지사는 자신의 SNS에 "윤석열 대통령의 '2시간 쿠데타'가 나라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고 지적했다.

여당(국민의힘) 중진인 오 시장도 계엄령이 선포된 전날 자정께 간부들을 집무실로 소집해 장기간 회의를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오 시장은 당초 4~11일 인도·말레이시아 공무 국외 출장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취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페이스북 글.
오세훈 서울시장 페이스북 글.
서울시는 우선 당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되 시정 운영에 집중키로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서울시의 교통, 치안, 소방, 공공의료 등 시민의 일상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시 행정서비스는 정상 가동되고 있으며,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무질서한 상황에 대해서는 경찰과 긴밀하게 협조해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 측은 1주일간의 해외 출장 일정을 취소하면서 공식 일정을 새로 계획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하거나 미뤄둔 행사 등을 재추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에서 해외 인사들에 발송한 긴급 서한문. /자료=경기도
경기도에서 해외 인사들에 발송한 긴급 서한문. /자료=경기도
경기도는 틈새 외교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이날 김 지사는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이 전원 사퇴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외교관리 공백을 우려한다며 '전 세계에 위기 관리 차원의 '긴급 서한' 2500여 장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에서 해외 인사들에 발송한 긴급 서한문. /자료=경기도
경기도에서 해외 인사들에 발송한 긴급 서한문. /자료=경기도
서한 발송 대상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부총리, 허리펑 중국 부총리, 지노 반베긴 이클레이 세계 사무총장 등 외국 정상·주지사 100여 명과 외국 투자기업 관계자 2400여 명이다. 모두 김 지사가 경제부총리와 경기지사로서 교류해온 인사들이며, 대외관계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도록 경기도가 먼저 앞장서는 취지라는 게 도 측 설명이다.

영어로 쓰인 서신은 "글로벌 파트너, 동맹국, 친구들에 신뢰와 지속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문구로 시작해 "경기도는 한국 경제 및 첨단기술 허브로서 강력한 경제 및 기술 이니셔티브를 중단없이 지속 추진 중"이라는 골자의 내용을 담았다. 또 이번 계엄 발령 및 해제 사태를 두고 "우리의 회복력과 확고한 발전 의지를 보여줄 기회로 본다"고 부연하며 "앞으로도 외투기업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지지를 당부드린다"고 끝맺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또다른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독일 유학길에 올랐던 김 전 지사는 비상계엄 선포에 국내로 귀국하기로 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또다시 서울의 봄 비극이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며 “역사를 되돌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