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도 못 막아"…식당과 약속 지킨 군부대 대위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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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4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쓴 국밥집 사장 A씨는 모 군부대 B대위와 나눈 문자메시지 대화를 갈무리해 올렸다.
대화에서 B대위는 계엄 선포 2시간여 만인 4일 오전 12시30분께 "사장님 밤늦게 죄송하다"고 운을 뗀 뒤 "내일 점심 예약한 군부대 B대위다. 현재 계엄령 관련해서 저희 부대에 긴급 복귀 지시가 하달돼 죄송하지만 내일 식사하기 힘들 것 같다"며 급하게 예약 취소를 요청했다.
A씨는 "군필자라면 당연히 이해하는 부분이다. 밤늦게 고생 많으시다"며 예약 취소를 받아들였다.
안타까운 사연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A씨는 이후 "해피엔딩"이라며 새로운 글을 게재했다. 그는 "오전 11시께 취소하셨던 B대위가 다시 전화줬는데 '부대 복귀를 하든 안 하든 와서 식사를 꼭 해서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시더라"라며 "사실 어제 새벽에 연락해주신 것도 계엄령 떨어진 바쁜 와중에 생각해서 연락을 준 것 아니냐. 너무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A씨는 "부랴부랴 낙담해있던 아내 깨웠더니 눈물을 글썽이더라. 요즘 하루 매출 10만원도 안 될 때가 있어 낙담했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며 군인들이 음식을 넉넉히 드실 수 있게끔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잔반도 안 남고 두세공기씩 드시는 분들도 있어서 너무 뿌듯했다"며 "세상이 아직 따뜻한 것을 느꼈다. B대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마음을 전했다.
A씨가 세 차례에 걸쳐 게재한 글들은 모두 해당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오늘부터 이 가게 상호은 '계엄 국밥'이다", "얼마나 맛있길래 군인들도 이 와중에 약속을 지킨 거냐", "안타까웠는데 너무 잘됐다", "훈훈하다", "어딘지 알려주면 가겠다", "계엄령도 못 막은 맛집이다" 등 A씨와 B대위를 응원하는 반응을 보였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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