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4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정치적 자살행위에 절대로 동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배 의원을 시작으로 당 親한동훈(친한)계 의원들이 윤 대통령 압박 강도를 높여갈지 주목된다.

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여야 간의 극한대립 가운데 국민을 볼모 삼은 비상식적 국회 운영으로 파탄에 이르러왔지만, 그 어떤 이유라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명분 없는 정치적 자살행위에는 절대로 동조할 수 없음을 밝힌다"고 했다.

배 의원은 "이번 사태를 촉발시키고 방조한 누구든 응분의 책임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제 국민께 나와 소상한 설명을 해야 한다"며 "상임위에서 네팔 한글학교 설립 관련 출장으로 네팔 문화부 장관단과 회의를 하던 중 듣고도 믿지 못할 계엄 소식에 저희는 곧장 전 일정을 취소하고 밤새 한국 상황을 지켜봤다. 현재 가장 빠른 귀국편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더 할 나위 없이 참담한 심정이지만, 국민이 우려하시는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리고 지키겠다"며 "안심하고 저희를 지켜보고 기다려달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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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 25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이날 오전 1시께 국회의 무력화에 이어 4시 27분께 계엄령을 해제했다. 윤 대통령의 발표 이후 정부는 오전 4시 30분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안'을 의결했다.

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 탄핵을 예고해온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野) 6당은 이날 오후 2시 43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야 6당 의원 191명 전원이 참여했다. 민주당 등은 오는 5일에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 보고되도록 한 뒤 6~7일에 이를 표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로 윤 대통령의 지위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여당 의원들의 비판 수위도 높아질지 주목된다. 이날 국민의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윤 대통령의 탈당에 일부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철수 의원이 이날 여당 내에서 처음 윤 대통령의 퇴진을 공개 요구하고 나섰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