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에도 일단 차분하지만…공연계 "연말 발길 끊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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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연극, 뮤지컬 예정대로 공연 진행
연말 공연 관람 분위기 침체 우려 목소리도
종교·출판계는 비판 성명 잇따라
연말 공연 관람 분위기 침체 우려 목소리도
종교·출판계는 비판 성명 잇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해제로 정국이 극도로 불안해진 가운데서도 공연장들은 예정된 클래식, 연극, 뮤지컬 등을 계획대로 무대에 올리고 있다. 대규모 환불 사태도 발생하지 않았다. 아직까지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가운데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공연계에 따르면 클래식 음악과 발레 등은 스케줄에 차질을 빚지 않고 예정대로 열리고 있다. 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등 주요 공연장과 국내 4대 클래식 기획사 모두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고 있다. 이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예정된 피아니스트 김정원 리사이틀도 정상 진행된다. 영화와 대중음악계도 별다른 동요없이 예정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연극과 뮤지컬도 예정된 공연들이 모두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CJENM과 뮤지컬 '알라딘'을 에스앤코 모두 예정대로 공연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관람차 지방에서 올라올 예정이었던 관객 몇 명이 공연이 정상적으로 열리는지 문의한 일을 빼고는 티켓 취소 요청은 없었다"며 "모든 공연은 변동없이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티켓 예매 플랫폼 인터파크티켓 관계자 역시 "환불 요청과 같은 특별한 대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광화문이라는 입지로 인해 만일의 상황(탄핵 촛불집회)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를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
반면 연말 홍보 시점을 놓치게 돼 찬물을 맞은 기분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앞으로 국면이 '탄핵 - 대선'으로 이어질 경우 관객 정서가 위축돼 공연장을 찾는 발길이 끊길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을 주최하는 기획사들 사이에서도 우려하는 반응이 나온다. 일본과 중국을 거쳐 내한하는 (아시아 3국) 공연에서 음악 프로그래밍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왈츠, 폴카 등 신나는 음악을 주로 쓴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서거 200주년의 해인 2025년 신나는 음악들로 내한 프로그램을 제안할 경우 더욱 난감할 수 있다"며 "2020년 팬데믹으로 베토벤 탄생 250주년의 해를 전 세계 공연계가 제대로 기념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한국만 특수상황을 맞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오후 2시에 실국장회의를 열고 "외부 상황과 여건에도 흔들림없이 우리가 해야 하는 정책을 열심히, 빈틈없이, 꼼꼼히 챙겨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유 장관은 "12월 한일 관광비즈니스 포럼, 한중일 스포츠 장관회의 등이 예정대로 추진되도록 준비할 것"과 "해외에서 한국으로의 여행, 공연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도록 국제 관광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관련 업계와도 긴밀하게 소통하며, 외교 협력을 강화할 것"도 지시했다.
5일에는 세종 청사에서 직원 조회를 통해 다시 한번 문체부 직원들이 평소와 같이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해 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출판계와 종교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출판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밤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는 성명이 잇따라 발표했다. 국내 출판사들이 모인 단체인 한국출판인회의는 4일 성명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비상계엄령 선포는 헌법에서 정의한 민주국가의 기본 원칙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조치"라며 "국민의 기본권과 헌법적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판인회의는 "불과 얼마 전,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문화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며 "그의 문학은 민주사회의 자유로움 속에서 태어난 것이며, 그렇게 태어난 이야기들이 대한민국 민주화의 성과와 문화적 성취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비상계엄령은 그러한 성취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면서 대한민국 문화의 높아진 위상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이 순간에 비상계엄령이라는 시대착오적 조치를 통해 국격을 손상시키고 문화적 가치를 스스로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국내 문인 모임인 한국작가회의도 같은 날 성명을 내 "합법성도 정당성도 없고, 국회와 국민의 지지도 없는 계엄 선포는 국민과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배신일 뿐이며 검찰 독재를 군사 독재로 전환하려는 권력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
교계도 잇따라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4일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절차적 정당성에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 헌법학자들의 공동된 의견"이라며 "불과 6시간 만에 해제할 상황이라면 애초에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큼 중대하고 시급한 사안이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에 대하여 국민이 직접 국민 앞에 나와서 일련의 사태를 설명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위협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으며 대한민국을 심각한 위기로 몰아가는 장본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무릎 꿇어 사죄하고 사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불교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불교 관련 시민단체들이 모인 범불교시국회의가 하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구교범/ 신연수/ 이해원/ 조동균 기자
4일 공연계에 따르면 클래식 음악과 발레 등은 스케줄에 차질을 빚지 않고 예정대로 열리고 있다. 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등 주요 공연장과 국내 4대 클래식 기획사 모두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고 있다. 이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예정된 피아니스트 김정원 리사이틀도 정상 진행된다. 영화와 대중음악계도 별다른 동요없이 예정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연극과 뮤지컬도 예정된 공연들이 모두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CJENM과 뮤지컬 '알라딘'을 에스앤코 모두 예정대로 공연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관람차 지방에서 올라올 예정이었던 관객 몇 명이 공연이 정상적으로 열리는지 문의한 일을 빼고는 티켓 취소 요청은 없었다"며 "모든 공연은 변동없이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티켓 예매 플랫폼 인터파크티켓 관계자 역시 "환불 요청과 같은 특별한 대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광화문이라는 입지로 인해 만일의 상황(탄핵 촛불집회)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를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
반면 연말 홍보 시점을 놓치게 돼 찬물을 맞은 기분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앞으로 국면이 '탄핵 - 대선'으로 이어질 경우 관객 정서가 위축돼 공연장을 찾는 발길이 끊길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을 주최하는 기획사들 사이에서도 우려하는 반응이 나온다. 일본과 중국을 거쳐 내한하는 (아시아 3국) 공연에서 음악 프로그래밍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왈츠, 폴카 등 신나는 음악을 주로 쓴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서거 200주년의 해인 2025년 신나는 음악들로 내한 프로그램을 제안할 경우 더욱 난감할 수 있다"며 "2020년 팬데믹으로 베토벤 탄생 250주년의 해를 전 세계 공연계가 제대로 기념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한국만 특수상황을 맞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오후 2시에 실국장회의를 열고 "외부 상황과 여건에도 흔들림없이 우리가 해야 하는 정책을 열심히, 빈틈없이, 꼼꼼히 챙겨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유 장관은 "12월 한일 관광비즈니스 포럼, 한중일 스포츠 장관회의 등이 예정대로 추진되도록 준비할 것"과 "해외에서 한국으로의 여행, 공연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도록 국제 관광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관련 업계와도 긴밀하게 소통하며, 외교 협력을 강화할 것"도 지시했다.
5일에는 세종 청사에서 직원 조회를 통해 다시 한번 문체부 직원들이 평소와 같이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해 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출판계와 종교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출판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밤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는 성명이 잇따라 발표했다. 국내 출판사들이 모인 단체인 한국출판인회의는 4일 성명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비상계엄령 선포는 헌법에서 정의한 민주국가의 기본 원칙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조치"라며 "국민의 기본권과 헌법적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판인회의는 "불과 얼마 전,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문화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며 "그의 문학은 민주사회의 자유로움 속에서 태어난 것이며, 그렇게 태어난 이야기들이 대한민국 민주화의 성과와 문화적 성취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비상계엄령은 그러한 성취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면서 대한민국 문화의 높아진 위상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이 순간에 비상계엄령이라는 시대착오적 조치를 통해 국격을 손상시키고 문화적 가치를 스스로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국내 문인 모임인 한국작가회의도 같은 날 성명을 내 "합법성도 정당성도 없고, 국회와 국민의 지지도 없는 계엄 선포는 국민과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배신일 뿐이며 검찰 독재를 군사 독재로 전환하려는 권력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
교계도 잇따라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4일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절차적 정당성에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 헌법학자들의 공동된 의견"이라며 "불과 6시간 만에 해제할 상황이라면 애초에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큼 중대하고 시급한 사안이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에 대하여 국민이 직접 국민 앞에 나와서 일련의 사태를 설명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위협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으며 대한민국을 심각한 위기로 몰아가는 장본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무릎 꿇어 사죄하고 사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불교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불교 관련 시민단체들이 모인 범불교시국회의가 하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구교범/ 신연수/ 이해원/ 조동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