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인공지능(AI) 서비스들이 제각각 다른 답변을 내놨다. ‘검색 증강 생성’(RAG)을 활용한 AI 서비스가 계엄 선포 및 해제 과정을 요약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RAG는 AI 언어 모델이 인터넷과 별도 데이터베이스 등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답변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4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오픈AI 챗GPT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관한 질문에 “3일 오후 10시25분 윤 대통령이 ‘국가의 본질적 기능이 마비되고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국회가 4일 오전 1시께 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윤 대통령이 오전 4시27분 계엄을 해제한 맥락까지 정확하게 전달했다.

반면 네이버의 AI 서비스들은 부족한 답변을 내놨다. 네이버 AI 챗봇 서비스인 ‘클로바X’는 계엄 선언 사실 자체를 부정하며 “허위 사실 유포는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회사의 AI 검색 ‘큐:’ 역시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

RAG 적용 여부가 AI 서비스의 응답 수준을 갈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클로바X와 마찬가지로 RAG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앤스로픽 챗봇 서비스 ‘클로드’는 인터넷에서 실시간 정보를 반영하지 못해 “2024년 4월까지의 정보만 갖고 있어 그 이후에 일어난 일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큐:는 실시간 정보를 불러올 수 있지만 정책상 이유로 계엄 관련 질문에 불완전하게 응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RAG는 차세대 AI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으로 주목받는다. 구글 대항마로 통하는 퍼플렉시티가 RAG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업체로 꼽힌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