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쌓여 공장 닫는 마이크로칩…반도체 보조금 첫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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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이크로칩, 보조금 안받는다
경영난에 투자 못해 수령 중단
삼성·SK하이닉스에 영향 촉각
경영난에 투자 못해 수령 중단
삼성·SK하이닉스에 영향 촉각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가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수령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반도체 보조금 지급이 잇달아 차질을 빚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마이크로칩이 보조금 지급 대상 기업 중 처음으로 수령 절차를 일시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칩은 지난 1월 미국 상무부와 예비거래각서(PMT)를 체결하고 1억6200만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보조금은 오리건과 콜로라도에 있는 공장을 현대화하고 확장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마이크로칩은 경영 여건 변화로 지난 2일 애리조나주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고, 오리건 공장에서 두 차례 강제 휴직을 단행했다. 스티브 상히 최고경영자(CEO)는 “정부가 투자비의 15%를 지원하지만, (기업이) 나머지 85%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굳이 (어려운 경영 상황에서)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임기 종료 전 보조금을 신속하게 집행하려고 한 조 바이든 행정부에 마이크로칩의 결정이 타격을 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인텔에 당초 지급하려고 한 액수보다 6억3500만달러 적은 78억6500만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업황 악화에 수령 중단…바이든 '보조금 속도전' 제동
‘미국 반도체법(칩스법) 보조금 2호’ 기업인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가 미국 상무부와의 보조금 협상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최근 악화하는 경영 상황과 연관이 깊다. 반도체법 보조금에는 미국 내 생산 시설 확장, 기술 개발 투자 등의 조건이 포함돼 있다. 업황 악화에 시달리는 반도체 기업들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보조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정부로부터 1500만달러를 받기 위해 1억달러를 쓸 순 없다”고 언급하는 등 정부 보조금이 전체 공장 비용의 일부만 지원하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미국 상무부가 마이크로칩에 보조금 1억6200만달러를 제공하는 예비거래각서(PMT)를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이크로칩은 오리건 공장에서 재고 문제로 2주간 직원을 휴업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공장에서는 올해 들어 근로자 강제 휴직이 두 차례 시행됐다.
첫 휴직 조치 당시 수장이던 가네시 무르티 마이크로칩 CEO는 “우리의 목표는 확장을 완료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날에는 애리조나주 공장 폐쇄를 발표했다. 직원 약 500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월가에 따르면 마이크로칩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4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 역시 올해 들어 이날까지 24.46% 급락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연간 상승률 26.1%)에 포함된 기업 중 가장 낮은 성과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이크로칩이 반도체법 보조금 협상을 중단하고 애리조나 공장을 폐쇄하기로 한 결정은 반도체산업의 순환적 특성을 보여준다”며 “반도체 부문의 호황과 불황은 미래의 투자와 보조금을 협상해야 하는 정책 입안자에게 과제를 안겨준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칩에 배정된 지원금이 재배정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인텔(78억6000만달러), TSMC(66억달러), 글로벌파운드리스(15억달러), 폴라세미컨덕터(1억2300만달러), BAE시스템스(3550만달러), 로켓랩(2390만달러) 등 여섯 곳에 반도체 보조금 지급이 확정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20여 개 기업은 바이든 행정부와 보조금 지급에 관한 PMT를 맺고 협상 중이다. 삼성전자는 보조금 64억달러를 받고, SK하이닉스는 최대 4억5000만달러의 보조금과 최대 5억달러의 정부 대출, 최대 25% 세액 공제 혜택 등을 받는 것이 결정됐으나 아직 최종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임기 종료 전 보조금을 신속하게 집행하려고 한 조 바이든 행정부에 마이크로칩의 결정이 타격을 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인텔에 당초 지급하려고 한 액수보다 6억3500만달러 적은 78억6500만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업황 악화에 수령 중단…바이든 '보조금 속도전' 제동
마이크로칩 올 매출 40% 급감…트럼프 취임전 보조금 배정 완료
‘미국 반도체법(칩스법) 보조금 2호’ 기업인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가 미국 상무부와의 보조금 협상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최근 악화하는 경영 상황과 연관이 깊다. 반도체법 보조금에는 미국 내 생산 시설 확장, 기술 개발 투자 등의 조건이 포함돼 있다. 업황 악화에 시달리는 반도체 기업들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보조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반도체 환경 급변”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티브 상히 마이크로칩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UBS 콘퍼런스에서 “보조금을 거의 1년 전에 신청했는데, 당시에는 공장 용량이 부족하고 전 세계가 실리콘 팹을 계속 확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현재 우리의 생산 용량이 너무 많아졌다”고 강조했다.그는 “정부로부터 1500만달러를 받기 위해 1억달러를 쓸 순 없다”고 언급하는 등 정부 보조금이 전체 공장 비용의 일부만 지원하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미국 상무부가 마이크로칩에 보조금 1억6200만달러를 제공하는 예비거래각서(PMT)를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이크로칩은 오리건 공장에서 재고 문제로 2주간 직원을 휴업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공장에서는 올해 들어 근로자 강제 휴직이 두 차례 시행됐다.
첫 휴직 조치 당시 수장이던 가네시 무르티 마이크로칩 CEO는 “우리의 목표는 확장을 완료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날에는 애리조나주 공장 폐쇄를 발표했다. 직원 약 500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월가에 따르면 마이크로칩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4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 역시 올해 들어 이날까지 24.46% 급락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연간 상승률 26.1%)에 포함된 기업 중 가장 낮은 성과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이크로칩이 반도체법 보조금 협상을 중단하고 애리조나 공장을 폐쇄하기로 한 결정은 반도체산업의 순환적 특성을 보여준다”며 “반도체 부문의 호황과 불황은 미래의 투자와 보조금을 협상해야 하는 정책 입안자에게 과제를 안겨준다”고 설명했다.
○중단 사례 또 나올까
마이크로칩의 이번 결정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기 전에 보조금 지급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조 바이든 정부 당국자들도 당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경기가 위축되면 다른 기업들도 마이크로칩과 비슷한 선택을 할 수 있어서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마이크로칩과 반도체법 관련 절차를 계속 논의 중”이라며 “장기적 계획에 관해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달 한 매체 인터뷰에서 “임기를 마치기 전 모든 반도체 보조금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 목표”라며 “대형·선도 기업과 관련된 발표를 마치고 싶다”고 강조했다.마이크로칩에 배정된 지원금이 재배정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인텔(78억6000만달러), TSMC(66억달러), 글로벌파운드리스(15억달러), 폴라세미컨덕터(1억2300만달러), BAE시스템스(3550만달러), 로켓랩(2390만달러) 등 여섯 곳에 반도체 보조금 지급이 확정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20여 개 기업은 바이든 행정부와 보조금 지급에 관한 PMT를 맺고 협상 중이다. 삼성전자는 보조금 64억달러를 받고, SK하이닉스는 최대 4억5000만달러의 보조금과 최대 5억달러의 정부 대출, 최대 25% 세액 공제 혜택 등을 받는 것이 결정됐으나 아직 최종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