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상 초유의 150분짜리 비상 계엄령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왔습니다.

조 기자, 어젯밤 저희가 긴급뉴스를 전해드릴때만 해도 이른바 '패닉셀'을 우려했는데,

오늘(4일) 우리 증시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간밤에 우려했던 것만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오늘 코스피는 1.97% 떨어진 2,450선에서, 코스닥은 1.91% 내린 677선에서 개장했습니다.

특히 코스피는 장초반 투심 악화로 한때 2,440선까지 밀렸다가, 당국의 긴급 대책이 빠르게 발표되면서 낙폭을 일부 회복했는데요.

불확실성이 상당히 남아있는 만큼 오르내리기를 거듭하다 전날보다 1.44% 떨어진 2,464.00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코스닥도 1.98% 하락한 677.15로 마감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을 보면 삼성전자가 1% 가까이,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가 -2%대 약세를 보였고, KB금융과 신한지주 등 금융주가 -5~6%대로 떨어졌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계엄령 사태로 인한 주가 변동성이 단기에 그치고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외국인들은 다시 '셀코리아'로 전환한 모습입니다.

<앵커>

3일, 그러니까 어제죠, 외국인이 오랜만에 순매수에 나섰는데, 불과 하루 만에 끝났습니다.

<기자>

외국인은 9월 이후, 주간 기준으로 무려 14주 연속 국내 주식을 팔고 있습니다. 코스피에서 순매도 금액만 무려 17조원에 달하는데요.

어제 유가증권시장에서 보여준 외국인의 순매수세는 지난 8월 30일 이후 최고치였습니다. 올 하반기 길었던 외국인의 '셀 코리아'도 다소 잦아들까 기대가 커졌었죠.

그런데 간밤에 비상계엄 사태가 터졌고, 오늘 장 초반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이 코스피200 선물을 순매수하는 흐름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결국 현물과 선물 모두 순매도세를 키웠습니다.

오늘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3,341억원, 235억원 매수 우위인 반면 외국인이 4,082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148억원, 그리고 선물에서도 3,783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오늘 국내 증시를 끌어내렸습니다.

<앵커>

외국인들이 넉달새 14조 원 어치 주식을 팔고 있는데, 추가 이탈이 더 이어질지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국제 신용평가사, S&P가 연 세미나를 다녀왔다고요.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 국가 신용도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했습니까?

<기자>

S&P 글로벌 신용평가는 일단 "이번 사태가 당장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S&P의 한국 신용등급을 'AA'로, 21개 등급 중 3번째로 높은 등급인데요.

국가신용평가를 담당하는 킴엥 탄 S&P 아태지역 전무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은 분명하지만, 한국이 이 같은 엄청난 쇼크도 충분히 흡수를 하고 정상적인 상황으로 단 몇시간 내에 돌이킬 수 있었다는 사실만 봐도, 한국의 제도적인 기반 자체는 견실하고 건전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그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번 사태를 마이너스 쇼크 요인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는 투자 의사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실제 내년 아시아 내에서 한국을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수출이나 성장 전망이 일부 흐릿한 가운데, 정치적 리스크까지 더해진다면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인 투자처를 향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킴엥 탄 전무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킴엥 탄 S&P 아태지역 국가신용평가팀 전무 : 간밤의 사태로 글로벌 투자자 중 일부는 앞으로 한국의 정치적 리스크를 자신들의 투자 결정에 포함시키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 리스크가 더 길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정치 리스크를 걱정한다면, 이 누적 효과가 결국 한국 경제 발전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

<앵커>

당장 국가신용등급에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이 받을 영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했나요?

<기자>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태로 기업의 투자 계획이나 재무상황, 자금 계획, 주주환원 정책까지 유의미한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는데요.

다만 이번 사태가 탄핵 정국 진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국정 불안 요인까지 남아있어서 기업들이 과거처럼 투자해도 되는 환경인지 그들의 사업계획을 어떻게 추진해 나가는지를 살펴볼 것이라 말했습니다.

기업신용평가를 맡고 있는 앤디 리우 S&P 전무의 말도 들어보시죠.

[앤디 리우 S&P 기업신용평가팀 전무: 비상계엄 사태의 잠재적 영향은 제한적(flat)일 것이라 봅니다. 다만 앞으로 6~9개월이 중요합니다. 기업들이 과거처럼 투자해도 되는 환경인지 기업들이 비상계획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살펴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한편 국내 증권가에서도 "올 연말까지 외환과 채권, 주식 모두 트리플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며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 압력이 단기적으로 커질 수 있는 만큼 시장내 불확실성 반복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였습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
외국인 7천억 팔았다..."자금이탈 압력 커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