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삼성 말고 더 오를 주식"…투자 패턴 바뀐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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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기회?"…급락 예상되자 시드머니 '장전'
"삼성 말고 더 오를 주식"…줍줍 종목도 바꼈다
"삼성 말고 더 오를 주식"…줍줍 종목도 바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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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매수 기회죠?" "시드(종잣돈) 채워놨습니다" "오래간만에 단타(단기투자) 갑니다."
지난 4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 개장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이 한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지수 급락이 예상되자 저가에 매수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 들어 국내 증시는 반도체 고점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미국 대선 등으로 변동성이 컸었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2% 이상 떨어진 날은 8거래일이다. 지난해 2배에 달한다. 급등락 장세가 연출되는 날들이 많아지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패닉장=매수의 기회"라는 공식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날 국내 증시에서 33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은 330억원을 샀고, 외국인들은 4220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미 주가가 충분히 낮아졌다는 판단에 개인들이 매수 우위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급락 이후 반등을 노린 저가 매수는 '학습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금융위기 당시 폭락한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개인들은 웬만한 하락세에도 동요하지 않고 대응하는 패턴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0년 3월 코로나 당시 1500선으로 무너진 코스피는 그해 말 2861.84에 마감해 연초 대비 30.8% 올랐다.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40.73% 하락한 코스피는 이듬해 49.65%, 2010년에는 21.88% 상승했다.
과거 폭락장에서 매도하는 개미들의 전형적인 패턴에서 바뀐 셈이다. 2001년 9월12일 미국 9·11테러 발생 이후 코스피는 12% 넘게 폭락했다. 당시 기관은 순매수했지만,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930억, 1150억어치를 팔았다. 닷컴버블 붕괴 당시인 2000년 4월17일 코스피가 11.63% 추락했을 때도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240억, 1560억원을 처분했다. 금융위기로 2008년 10월24일 코스피가 10.57% 미끄러진 날에도 개인은 팔았다.
지난 4일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하나금융지주였다. 2위와 3위는 각각 KB금융과 신한지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한국가스공사는 각각 순매수 4위와 5위에 올랐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9월 밸류업 지수 발표 때는 빠졌지만, 이달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밸류업 구성 종목인 신한지주는 주주환원 정책에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주가 하락시 삼성전자 일변도 투자 방식보다는 단기 모멘텀(성장 동력)을 찾아 재빠르게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투자 지식이 풍부한 '스마트 개미'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투자시 고배당성향, 고배당수익률 만을 기준으로 하기보다 배당 서프라이즈를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좋다"며 "내년 초 배당을 2회 지급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현대차,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이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지난 4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 개장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이 한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지수 급락이 예상되자 저가에 매수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 들어 국내 증시는 반도체 고점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미국 대선 등으로 변동성이 컸었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2% 이상 떨어진 날은 8거래일이다. 지난해 2배에 달한다. 급등락 장세가 연출되는 날들이 많아지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패닉장=매수의 기회"라는 공식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떨어져도 괜찮아"...급락 예상되자 시드머니 '장전'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1.44% 하락한 2464.00에, 코스닥지수는 1.98% 내린 677.15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최악의 폭락 사태는 피했지만 지수는 지난달 15일 기록한 연저점(2416.86)에 근접했다. 이날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87배로 집계됐다. 2008년 금융위기(PBR 0.83배) 당시 수준까지 떨어졌다. 블랙먼데이를 방불케한 지난 8월5일에도 코스피 PBR이 0.87배까지 떨어진 바 있다.개인 투자자들이 이날 국내 증시에서 33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은 330억원을 샀고, 외국인들은 4220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미 주가가 충분히 낮아졌다는 판단에 개인들이 매수 우위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급락 이후 반등을 노린 저가 매수는 '학습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금융위기 당시 폭락한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개인들은 웬만한 하락세에도 동요하지 않고 대응하는 패턴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0년 3월 코로나 당시 1500선으로 무너진 코스피는 그해 말 2861.84에 마감해 연초 대비 30.8% 올랐다.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40.73% 하락한 코스피는 이듬해 49.65%, 2010년에는 21.88% 상승했다.
과거 폭락장에서 매도하는 개미들의 전형적인 패턴에서 바뀐 셈이다. 2001년 9월12일 미국 9·11테러 발생 이후 코스피는 12% 넘게 폭락했다. 당시 기관은 순매수했지만,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930억, 1150억어치를 팔았다. 닷컴버블 붕괴 당시인 2000년 4월17일 코스피가 11.63% 추락했을 때도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240억, 1560억원을 처분했다. 금융위기로 2008년 10월24일 코스피가 10.57% 미끄러진 날에도 개인은 팔았다.
"삼성 말고 더 오를 주식"...줍줍 종목도 바꼈다
올해 폭락장에서 거의 매번 삼성전자를 쓸어담던 개인 투자자들이 이번엔 금융주를 집중 매수했다. 외국인이 모처럼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 2500선을 회복했던 지난 3일 강세를 보인 업종이다. 최근 금리인하 사이클 속에서 경기 불확실성이 부각되자 경기 방어주로 매수세가 집중됐었다. 금융주는 고배당주로 주가 상승과 배당금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통상 연말 배당락 이전 배당금을 노린 수급이 유입되면서 이같은 배당주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연말 배당주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개인들이 금융주를 저가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지난 4일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하나금융지주였다. 2위와 3위는 각각 KB금융과 신한지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한국가스공사는 각각 순매수 4위와 5위에 올랐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9월 밸류업 지수 발표 때는 빠졌지만, 이달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밸류업 구성 종목인 신한지주는 주주환원 정책에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주가 하락시 삼성전자 일변도 투자 방식보다는 단기 모멘텀(성장 동력)을 찾아 재빠르게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투자 지식이 풍부한 '스마트 개미'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투자시 고배당성향, 고배당수익률 만을 기준으로 하기보다 배당 서프라이즈를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좋다"며 "내년 초 배당을 2회 지급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현대차,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이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