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액화천연가스(LNG) 관련주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유럽 대상 천연가스 공급을 줄인 영향이 크다. 계절성 수요 증가도 이어지고 있어 전문가들은 업종 전망을 계속 밝게 보고 있다.

러, 유럽 가스공급 끊나…美 LNG주 '활활'
4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미 LNG 공급업체 뉴포트리스에너지는 7.58% 오른 11.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포트리스에너지는 LNG가 기후 위기를 초래한다고 보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류 때문에 그동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올 들어 10월까지 주가가 77.71%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론 주가 상승률이 34.96%에 이르는 등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셰니에르에너지, 골라LNG 주가도 지난달 초 이후 각각 16.9%, 11.83% 올랐다.

이들 기업은 유럽연합(EU)이 LNG 수입 노선을 미국으로 틀면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 기업 가스프롬은 연말 우크라이나 파이프라인을 통해 유럽으로 보내지는 천연가스의 공급 계약을 완전히 종료할 전망이다. 새해부터 유럽 대상 러시아 천연가스 수출량의 5분의 1가량이 단번에 줄어들 가능성이 생겨 EU 국가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너지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겨울철 추위가 본격화한 데다 독일에서는 지난달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등 기상 이변까지 겹쳐 풍력발전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벤저민 놀란 스티펠 애널리스트는 “유럽의 올해 천연가스 저장 용량은 86%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줄었다”며 “겨울을 앞두고 90% 이상을 맞추려면 미국 LNG 수입을 계속 늘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수요가 증가하고 천연가스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기업들의 현금흐름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날 미 뉴욕상품거래소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MMBtu(열량 단위)당 3.0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연저점(1.55달러) 대비 두 배가량 올랐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으로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새 정부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촉발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천연가스 등 전통 에너지원의 쓰임새가 확대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주식 평론가 짐 크레이머는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최고경영자(CEO)의 에너지부 장관 지명은 트럼프 당선인의 전통 에너지원을 향한 호의를 잘 보여준다”며 “LNG 수출 기업뿐만 아니라 EQT코퍼레이션, 코테라에너지 등 대형 천연가스 생산 업체에도 기회가 찾아왔다”고 평가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