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작년보다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명에 그치던 전 과목 만점자는 올해 11명으로 늘었다. 특히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을 획득한 인원이 작년보다 크게 늘어 최상위권 변별력은 약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수·영 전부 작년보다 쉬웠다

국어 만점자 1055명…영어·수학도 쉬웠다
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가 발표한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39점, 수학 140점이었다. 작년 각각 150점, 148점인 데 비해 대폭 낮아졌다. 표준점수란 개별 학생의 원점수가 다른 응시자의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통상 시험이 어렵고 평균이 낮을수록 만점자가 받는 표준점수는 올라가고, 쉬울수록 떨어진다. 입시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대 중후반이면 어려운 시험으로 본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이번 수능은 국어 수학 모두 평이했다는 평가다.

쉬웠던 만큼 최상위권 변별력은 작년 대비 약해졌다. 최상위권 변별력은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컷 차이가 클수록 뚜렷하다. 1등급 안에 드는 점수가 다양할수록 최상위권 변별력이 컸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어 수학의 1등급 커트라인은 131점으로,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컷 차이가 국어는 작년 17점에서 올해 8점으로, 수학은 15점에서 9점으로 좁혀졌다.

만점자도 크게 늘었다. 이번 수능의 전 영역 만점자는 11명이다. 문·이과 통합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 이후 처음으로 10명을 넘었다. 지난해(1명)보다 10명 많아졌다. 작년에는 N수생 1명만 만점을 받았으나, 올해는 11명 가운데 4명이 재학생이었다. 통합 수능 이후 만점자는 2022학년도 1명, 2023학년도 3명, 2024학년도 1명에 불과했다. 영역별 만점자 역시 국어는 지난해 64명에서 올해 1055명으로, 수학은 612명에서 1522명으로 급증했다.

절대평가인 영어도 작년보다 쉽게 출제됐다. 이번 수능에서 영어 1등급을 맞은 수험생 비율은 6.22%를 기록했다. 작년(4.71%)에 비해 약 1.51%포인트(7744명) 높아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어 1등급 인원이 2만8587명에 달해 의대 등 서울권 주요 대학에서는 변별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탐구영역이 핵심 변수”

반면 사회탐구는 전년도에 비해 어렵게 출제됐다. 사탐은 총 9개 영역 가운데 6개 영역(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한국지리, 세계사, 세계지리, 동아시아사)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작년 대비 올랐다. 이 중에서 생활과 윤리가 77점으로 가장 높았다. 과학탐구는 사탐보다는 평이했다. 8개 영역 중 5개 영역(화학Ⅱ·화학Ⅰ·물리Ⅰ·물리Ⅱ·생명과학Ⅱ)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떨어졌다. 화학Ⅱ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73점으로 가장 높고 화학Ⅰ이 65점으로 가장 낮았다.

이에 입시업계는 정시모집에서 탐구영역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는 각 수험생의 탐구영역 성적에 따라 당락이 갈릴 수 있을 정도로 탐구 비중이 크다”고 분석했다.

사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문과 침공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과거에는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하는 서울대 등에서 과탐 응시자가 인문계열 최상위 모집 단위인 경영·경제 등으로 교차 지원해 합격했지만, 올해는 사탐의 표준점수가 높아져 이 같은 교차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