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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3차 핵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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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3차 핵시대
    최초 핵폭탄은 ‘죄수의 딜레마’에서 탄생했다. 연합군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국과 독일 나치 간 대결이었다. 양국 모두 핵 개발에 뒤지는 순간 패전할 것이란 두려움이 컸다.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한 미국이 1945년 먼저 원자폭탄을 개발했다.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비롯한 13만 명이 투입된 ‘맨해튼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이번엔 옛 소련이 자극받았다. 미국에 스파이를 침투시킬 정도로 주도면밀했다. 그 결과 미국 예상보다 빠른 1949년 원자폭탄 실험에 성공했다. 그러자 미국은 3년 뒤 원자폭탄보다 수십 배 강한 수소폭탄을 만들었고 이듬해 소련도 금세 따라잡았다. 이후 두 나라는 핵무기 수를 늘리는 데 치중했다. 1980년 초 양국의 핵탄두 수는 각각 1만 개 이상으로 늘었다.

    양국은 치킨게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핵 감축에 들어갔다. 1986년 양국 정상 간 합의로 핵미사일 수를 6000개로 줄이기로 했다. 양국 대결이 소강상태를 보이는 사이 주변국이 핵 경쟁에 뛰어들었다. 영국, 프랑스 같은 서방국가 외에 중국 파키스탄 인도 북한 등이 핵 개발 대열에 합류했다. 양자 대결이 다자 대결로 바뀐 ‘2차 핵 경쟁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30여 년간 세계 핵무기는 7분의 1로 줄었지만 핵 보유국은 9개국으로 늘었다.

    이젠 핵무기와 핵무장국이 동시에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25 세계대전망>을 통해 이 같은 시기를 ‘3차 핵시대’라고 명명했다.

    중국이 미·러와 함께 3대 핵 강국 구도를 형성하고 북한은 러시아와 동맹을 맺었다. 핵보유국 문턱까지 온 이란에 맞서 사우디아라비아도 핵을 갖겠다고 벼르는 중이고, 우크라이나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지 못하면 핵무장을 하겠다고 한다. 이 와중에 이른바 ‘핵 버튼’을 좋아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다음달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코노미스트 진단대로 예산 감축을 표방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천문학적 돈이 투입될 핵 경쟁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어수선한 시기에 핵전쟁 위기까지 겹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인설 논설위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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