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29원 찍었을 때 당국 개입한 듯…외환보유액 4000억弗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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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尹직무정지' 언급에 급등
1430원 앞두고 물량 대거 쏟아져
정치 불확실성에 외환방파제 흔들
1430원 앞두고 물량 대거 쏟아져
정치 불확실성에 외환방파제 흔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높아지자 외환시장이 큰 폭으로 출렁였다. 원·달러 환율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 직무정지 필요성을 언급한 후 오전 한때 1430원 부근까지 급등(원화 가치는 급락)했지만 점차 오름폭이 축소됐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이 과정에서 외환당국이 대규모 달러 매도에 나서며 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4원10전 오른 1419원2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는 전날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은 선에서 마감했지만 장중 변동폭은 극심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16원으로 출발했다. 전날 주간 거래 대비 90전 상승한 것이다. 환율은 오전 10시35분께부터 급등해 10시53분 장중 고가인 1429원20전으로 치솟았다. 한 대표가 ‘탄핵 반대’에서 입장을 선회해 윤 대통령 탄핵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 데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2차 계엄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다. 이날 오전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달러화지수가 상승한 것도 원·달러 환율 급등에 영향을 줬다.
주간 거래에서 1420원대 환율이 나타난 것은 2022년 11월 4일 이후 2년1개월 만에 처음이다. 계엄 선포 후 지난 4일 새벽 야간 거래에서 환율이 1442원까지 올랐지만 야간 거래는 거래량이 적어 쏠림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성을 띄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이 급격히 오르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달러 매도를 통해 실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430원을 앞두고 매도 물량이 대거 나왔다”며 “당국 개입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환율은 다시 1410원대로 내려왔다.
당초 외환당국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3일 야간장에서 폭등한 환율이 이후 점차 안정돼 1410원대에서 횡보하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일 기자들과 만나 “특별한 충격이 없다면 환율이 천천히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탄핵 가능성이 높아지며 환율이 요동쳐 당국의 경계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당국의 개입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1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53억9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3억달러 감소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10월 말 기준 세계 9위 수준이다.
탄핵 정국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이달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늘어날 것이란 점은 불안 요인이다. 앞서 레고랜드 사태 무렵인 2022년 3분기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석 달간 175억달러 규모를 순매도했다.
외환당국이 비슷한 규모로 외환시장에 개입해야 할 상황이 된다면 향후 몇 달 새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 밑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2018년 5월 말(3989억8000만달러) 이후 6년6개월간 한 번도 없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4원10전 오른 1419원2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는 전날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은 선에서 마감했지만 장중 변동폭은 극심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16원으로 출발했다. 전날 주간 거래 대비 90전 상승한 것이다. 환율은 오전 10시35분께부터 급등해 10시53분 장중 고가인 1429원20전으로 치솟았다. 한 대표가 ‘탄핵 반대’에서 입장을 선회해 윤 대통령 탄핵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 데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2차 계엄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다. 이날 오전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달러화지수가 상승한 것도 원·달러 환율 급등에 영향을 줬다.
주간 거래에서 1420원대 환율이 나타난 것은 2022년 11월 4일 이후 2년1개월 만에 처음이다. 계엄 선포 후 지난 4일 새벽 야간 거래에서 환율이 1442원까지 올랐지만 야간 거래는 거래량이 적어 쏠림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성을 띄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이 급격히 오르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달러 매도를 통해 실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430원을 앞두고 매도 물량이 대거 나왔다”며 “당국 개입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환율은 다시 1410원대로 내려왔다.
당초 외환당국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3일 야간장에서 폭등한 환율이 이후 점차 안정돼 1410원대에서 횡보하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일 기자들과 만나 “특별한 충격이 없다면 환율이 천천히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탄핵 가능성이 높아지며 환율이 요동쳐 당국의 경계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당국의 개입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1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53억9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3억달러 감소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10월 말 기준 세계 9위 수준이다.
탄핵 정국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이달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늘어날 것이란 점은 불안 요인이다. 앞서 레고랜드 사태 무렵인 2022년 3분기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석 달간 175억달러 규모를 순매도했다.
외환당국이 비슷한 규모로 외환시장에 개입해야 할 상황이 된다면 향후 몇 달 새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 밑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2018년 5월 말(3989억8000만달러) 이후 6년6개월간 한 번도 없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