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가 정회된 뒤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가 정회된 뒤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마라톤 의원총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오후 8시까지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의총의 핵심 쟁점은 7일 탄핵안 표결에서 '탄핵 반대' 당론을 고수할지 여부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의총에서 이같은 입장을 정했지만,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체포를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사실상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에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 탄핵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기존 당론의 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힘 108명 의원 중 8명 이상 찬성하면 탄핵안은 가결된다. 한 대표는 오후 의총에 참석해 "윤 대통령을 만났지만 제 판단을 뒤집을만한 말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오후 의총 정회 후 기자들과 만나 "당론은 이미 결정됐고, 당론을 변경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며 "당론을 다시 논의하자는 주장도 없었고, 그것(당론)은 그대로 일단 있다"고 밝혔다. 신 원내수석대변인은 '한 대표가 당론과 생각이 다른 것 같다'는 질문에 "한 대표가 당론에 반대한다는 뜻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의총에서는 의원 40∼50명이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안 처리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하며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다수의 의원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탄핵안 표결 전후로 추가 설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 원내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신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었고, 내일 표결이 끝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당정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탄핵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말한 의원은 제 기억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 중 처음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친한계 조경태 의원은 "(의원들이) 대체로 탄핵의 속도가 조금 빠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상대 당 후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재판을 고려하자는 취지 같다"며 "임기 단축 개헌 이야기는 조금 흘러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론 변경 여부에 대해 "현재까지는 그렇게 녹록하지 않은 것 같다"며 "친한계 의원들도 탄핵 찬반이 조금 나눠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8시 50분 의원총회를 속개할 예정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조금 더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대외적으로 (당 입장을) 이렇게 정리했다고 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