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스웨덴 아카데미(스웨덴 한림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우리나라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스웨덴 아카데미(스웨덴 한림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6일(현지시간) 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해 "유해도서라는 낙인을 찍고, 도서관에서 폐기하는 것이 책을 쓴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강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박물관에서 열린 수상자 공식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이 읽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부모들의 주장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그가 노벨상 수상 이후 재점화한 '채식주의자' 청소년 유해도서 지정 논란에 입장을 밝힌 건 사실상 처음이다.

앞서 지난 10월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채식주의자'가 경기도교육청의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 목록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며 갑론을박이 일었다.

한강은 특히 '도서 폐기'에 대해 "지난 몇 년간 한국의 도서관에서 몇천권의 책이 폐기되거나 열람이 제한됐다"며 "저는 도서관의 사서 선생님들의 권한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분들이 많이 고민하고 책들을 골라서 비치하는 역할을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런데 자꾸 이러한 상황이 생기면 아마 검열하시게 될 것 같다. 그런 게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한강은 독서를 통해 "공존하는 법, 타인을 이해하는 법,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게 된다면서 "그런 인문학적인 토양의 기초가 되는 것이 도서관인데 사서 선생님들의 권한을 잘 지키는 방향으로 사회가 나아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채식주의자'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채식주의자'는 2019년 스페인에서 고등학생들이 주는 상을 받은 적이 있다"며 "그때 학생들이 토론하고 시상식을 하고 자기 의견을 발표하는 과정에 참여했는데, 학생들이 깊이 생각하고 소설도 분석하고 자기 의견을 개진하더라. 굉장히 감명 깊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