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곰의 탄식 "AI...내가 틀린 이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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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목요일>
S&P500 지수는 지난 12거래일 중 11거래일 동안 상승했으며, 어제까지 올해 들어 56번째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런 뒤 5일(미 동부시간)에는 행진을 잠시 멈췄습니다. 가파른 상승세에 숨 고를 시간이 필요한 듯했습니다. 시장 흐름을 바꿀만한 뉴스도 없었습니다. 또 내일은 중요한 11월 고용보고서가 나옵니다. 주식이 잠시 쉬는 사이 투자자 관심은 암호화폐에 쏠렸습니다.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한 데 따른 것입니다. 비트코인이 지난 밤 10만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폴 앳킨스를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지명한 효과입니다. 앳킨스는 2017년부터 디지털 자산 규제 완화를 추진해온 단체인 토큰 얼라이언스에 참여해온 인사입니다. 이는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더 가벼워질 것이란 낙관론을 더했습니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당선 이후 단 4주 만에 40% 이상 급등했습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때 비트코인에 대한 이전의 회의론을 버리고 "조 바이든의 암호화폐 전쟁을 끝내겠다"라고 약속했지요. 유명 암호화폐 투자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인베스트먼트 CEO는 CNBC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10만 달러 이정표는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부르는 이유에 대해 "지난 4년 동안 암호화폐 확산을 원치 않는 행정부가 있었고 끔찍한 규제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암호화폐 대통령, 비트코인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트럼프가 있다. 그는 친 암호화폐 인사로 가득 찬 내각을 꾸렸다. 우리는 매우 다른 규제 환경을 갖게 될 것이고, 그것은 암호화폐의 혁신과 거래를 허용할 것이다. 세계의 도시, 은행, 다른 모든 사람이 이 새로운 자산 클래스 투자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노보그라츠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그것의 존재를 믿는 신념 체계에 의존한다. 초기에는 결제 수단으로 쓰려는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지금은 가치 저장소, 디지털 골드로 변형되었다. 사람들이 원하면 오르고,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면 내려간다. 비트코인은 간단히 생각하면 금이다. 사람들이 금이나 다이아몬드에 돈을 넣는 건 통화에 대한 믿음을 잃어서다. 터키나 이란, 베네수엘라에 산다면 통화 가치는 지난 몇 년 동안 엄청나게 떨어졌고, 사람들이 종종 달러에 넣었을 것이다. 그게 발행된 100달러 지폐가 유통량보다 훨씬 더 많은 이유다. 이게 디지털 세계로 이동한 것이다. 미국도 지난해 완전고용 시대에 6%의 재정 적자를 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완전히 미친 짓이다.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어쨌든 암호화폐 자산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2025년, 2026년, 그리고 2036년에도 여기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보그라츠는 비트코인 가격에 조정이 다가올 것으로 봤습니다. 그는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너무 많다. 제가 겪은 것 중 가장 많다. 랠리는 연말까지 지속할까? 그렇게 생각한다. 트럼프 취임 때까지 지속할까?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시스템에 레버리지가 많을 때 적어도 한두 번은 나쁜 조정이 있을 것이다. 시스템에 레버리지가 너무 많을 때, 한꺼번에 정리될 때가 있다. 그건 당신의 믿음을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제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암호화폐와 달러와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그것은 금과 비슷하며 가상이며 디지털이다. 달러의 경쟁자가 아니라, 실제로 금의 경쟁자"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파월의 이런 발언도 비트코인 10만 달러 돌파에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 Fed 의장이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자산이라고 인정한 것이니까요.
번스타인은 비트코인에 대해 최고의 '가치 저장소' 자산으로서 금을 대체할 궤도에 올라섰다면서 목표가 20만 달러를 제시했습니다. 번스타인은 "우리는 10만 달러가 마지막 이정표가 아니라고 확신한다. 2025년 말에 20만 달러의 사이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시 말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확신은 주기적 변동을 넘어선다. 우리는 비트코인이 새로운 시대의 최고 '가치 저장소' 자산으로 부상하여 결국 10년 안에 금을 대체하고 기관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의 영구적인 부분이 되고 기업 재무 관리의 표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10개의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100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운영하고 있는데, ETF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블랙록의 IBIT만 해도 500억 달러가 넘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스탠다드차터드도 내년 말까지 20만 달러 수준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에 기관 투자자의 자금 흐름이 2024년 속도와 같거나 그 이상으로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연기금이나 글로벌 국가의 국부펀드, 미국의 전략준비자산으로 수용된다면 더욱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월가 주류에선 투기적 자산이라며 투자를 꺼리는 곳이 많습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은 암호화폐는 통화라고 하기에 부족하다고 평가합니다. 가치의 효과적인 저장소(엄청난 가격 상승으로 입증됨)도 아니고 효과적인 거래 수단도 아니라는 것이죠. 대안적 투자 자산은 될 수 있지만, 대안적 자산에 투자하는 목적, 즉 고정적 수입(예: 인프라), 다각화(예: 헤지펀드), 알파 생성(예: 사모펀드) 등 측면에서도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우선 수입 측면에서 암호화폐 자산은 수입을 창출하지 않으며, 다각화 측면에서는 주식 및 채권과의 상관관계가 커서 적합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암호화폐의 매력은 주로 알파(초과 수익률) 생성 잠재력에 있지만, 여기에서도 비트코인의 경우 S&P500의 4배에 달하는 엄청난 변동성을 동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암호화폐가 잠재적으로 가치를 가질 수 있는 한 분야는 자산을 뒷받침하는 블록체인 기술이지만, 새로운 토큰이 향상된 기술로 시장에 진입하면 토큰이 쓸모없어질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은 "대부분 투자자는 암호화폐를 사더라도 대규모 매도가 생겼을 때 전체 포트폴리오를 흔들지 않을 만큼 충분히 작고, 잘 분산되게 투자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암호화폐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이런 주장을 해온 곳도 하나둘씩 넘어가고 있습니다. 시타델의 켄 그리핀 설립자는 오랫동안 암호화폐에 대해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는 어제 뉴욕타임스 딜북 서밋에서 여전히 암호화폐의 장점에 대해 전적으로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사람들이 "정부의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하면서 암호화폐에 미래가 있을 수 있다"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는 "이번 선거 캠페인에서 우리가 본 것 중 하나는 미국인들이 '내 삶에 주체성을 갖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암호화폐도 그 일부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은 경제 데이터도 조용한 편이었습니다.
미국의 10월 무역적자는 738억 달러로 9월(838억 달러)보다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수출이 1.6% 감소했지만, 수입은 4%나 줄어든 탓입니다. 이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는 긍정적 요인입니다. 하지만 웰스파고는 "무역적자가 10월에 무역 흐름의 광범위한 약세 속에서 급격히 줄었지만, 이는 캐나다 국경에서의 최근 회계 변경과 관련되어 수출 감소 정도가 과장됐을 수 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미국 기업들이 내년의 잠재적 관세 인상을 앞두고 앞으로 몇 달 동안 수입을 늘려 무역적자가 단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무역수지 데이터 등이 나온 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4분기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보다 0.1%포인트 높여 3.3%로 제시했습니다. 주간(~11월 30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이전 주보다 9000건 증가한 22만4000개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21만5000개)도 웃돌았지만, 이는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또 2주 이상 연속으로 요청한 지속청구 건수(~11월 23일)는 직전 주보다 2만5000건 감소한 187만1000건으로 감소했습니다. RSM은 "실업급여 청구 통계는 놀라울 정도로 고용 안정성이 높은 노동시장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팬데믹 이전 20년간 신규 총구의 평균은 주당 34만5000건이었고, 지속청구는 약 290만 건이었습니다.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사가 발표한 11월 기업 감원 계획은 5만772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0월보다 3.8% 증가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선 26.8% 늘었습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는 72만2566명으로 지난해 대비 5.2% 증가했습니다.
이번 주 발표된 10월 구인이직보고서(채용공고 37만2000개 증가한 774만 개), 11월 ADP 민간고용(14만6000개 증가)와 실업급여 청구 등 고용 데이터를 보면 내일 발표될 11월 고용보고서는 예상보다 강하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실제 11월 신규 고용에 대한 월가 컨센서스는 조금씩 올라가고 있습니다. 지난주 말까지만 해도 19만 개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21만 개를 넘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이렇게 강한 수치에도 12월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이유는 뭘까요? 먼저 이중 10만 개 안팎이 지난 10월 생겼어야 했던 일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파업 및 허리케인 영향으로 인해 일자리가 11월로 이월되어 나타나는 것이란 얘기입니다. 실제 11월 증가분은 10만 개 안팎에 그칠 것이란 뜻이죠. 또 실업률은 지난 10월 4.1%에서 11월 4.2%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ING는 "우리는 22만5000개 비농업 고용 증가를 예상하지만, 파업 중단과 허리케인 영향 감소에 따른 기술적 증가분 10만9000개를 제외하면 실제 증가는 11만6000개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이게 맞다면 Fed는 12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고 특히 실업률이 예상대로 4.2%로 오른다면 더욱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자체 집계하는 고용 관련 빅데이터 지표가 강세를 보인다. 파업 노동자의 복귀로 약 3만 7500개, 허리케인 영향의 해소로 약 5만 개 추가될 수 있다"라면서 23만5000개 증가를 예상합니다. 또 10월 발표 데이터가 대규모로 수정,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0월 조사 응답률이 허리케인 혼란 등으로 매우 낮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데이터가 예상되다 보니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강력한 수치가 나와도 Fed의 12월 금리 인하를 막을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 월요일 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최근 다른 Fed 위원들이 주장했듯이 '지금의 정책 금리가 여전히 제약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11월 고용보고서와 관련된 위험이 비대칭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즉 "부드러운 데이터가 나온다면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을 강화하겠지만, 강력한 수치가 나와도 인하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겁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처럼 12월 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이 압도적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12월 인하 베팅이 70%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은 점점 더 가라앉고 있습니다. 12월 인하에 이어 1월에도 내릴 것이란 베팅은 19.5%에 그칩니다.
전반적으로 이슈가 없었고, 내일 고용 데이터를 기다리는 움직임이 이어졌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오후 4시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0.2bp 내린 4.18%를 기록했고요. 2년물은 2.7bp 오른 4.148%에 거래됐습니다. 국제 유가도 'OPEC+'가 감산 축소 시점을 미루기로 했지만 잠깐 오르다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35% 낮아진 배럴당 68.3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OPEC+는 애초 내년 1월부터 감산량을 줄여나가려 했으나 시점을 내년 4월로 미뤘죠.
비트코인도 오후 4시께 다시 9만8000달러 선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0.19% 내렸고 나스닥은 0.18% 떨어졌습니다. 다우는 0.55% 하락했습니다. 오늘은 빅테크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워싱턴의 의회를 찾은 가운데 테슬라는 3.23% 폭등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1.19%, 아마존은 1.10% 올랐습니다. 하지만 다른 주식들은 보합권에 그쳤습니다. 낙관론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로젠버그 리서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곰의 탄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지난 2년 동안 S&P 500의 놀라운 급등은 정말 기대를 뛰어넘었고, 특히 지난 12개월 동안은 더욱 그렇다. 이 강세장이 충분히 오래 지속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잘못된 쪽에 서 있던 우리는 이제 다른 전략을 채택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어떤 식으로든 수건을 던지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비이성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 시장의 메시지를 논의하고 해석하려는 노력"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투항한 것입니다. 그가 태도를 바꾼 것은 AI 때문입니다. 그의 다섯 가지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시장은 AI 혁신과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모델 전환'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기존 주가수익비율(P/E) 지표는 AI 혁신으로 인한 장기 이익 잠재력을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 핵심적인 기술 혁명을 겪고 있는 시대에 1년 기준으로 멀티플을 판단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성 AI는 미래에 게임 체인저이고, 그렇다면 장기적 틀에 기반한 멀티플은 전혀 거품이 아닐 수도 있다. AI로 인해 생산성 향상에 이어 또 다른 생산성 향상이 등장하고 있다.
2. 채권에 대해서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전환=생산성 향상이 높을수록 실질 이자율이 높아지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낮아진다. 현재로서는 통계적으로 어느 쪽이 더 우세할지 판단하기가 극히 어렵다. 하지만 생산성 증가가 높을수록 사업 비용이 감소하고 마진이 개선되며 이는 주가가 긍정적인 펀더멘털을 만들 것이다.
3. 친기업 트럼프 정책(규제 완화, 에너지)으로 기업 마진 확대=감세, 규제 완화는 기업들의 미래 이익에 대한 긍정적인 추진력을 생성할 것입니다. 또 에너지 증산은 에너지 비용을 떨어뜨릴 것이다. 관세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트럼프는 취임하기도 전에 무역 정책이 다른 국가의 정책을 바꾸도록 하는 전술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몇 주 전만 해도 관세 우려로 인해 채권과 주식 전망에 대해 신중을 기했지만, 그런 우려는 가라앉았다.
4. 경제는 보이는 것보다 덜 강력하다=최근 경제 데이터에 크게 감명받지 못했다. JOLTS 데이터는 채용이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줬고 ADP 민간고용은 중소기업 부문에서 심각한 악화를 나타냈다. ISM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상당히 부진했다. Fed는 단기적으로 일시 정지하더라도 금리를 계속 인하할 것이다.
5. 단기 5~10% 조정을 여전히 예상하지만, 이제는 "하락 시 매수"를 옹호한다=모든 가격에 좋은 소식이 많이 반영되어 있고, 투자심리와 포지셔닝은 과열됐다. 단기 이익 실현이나 2025년 초 조정 가능성, 심지어 예상치 못한 부정적 경제 뉴스나 5% 또는 10%의 하락을 유발할 수 있는 매파적 Fed의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하락이 생기면 매수하라. 저가 매수가 통하지 않으려면 Fed의 긴축 전환, 확실한 경기 침체 징후, 트럼프의 관세 공약 이행, AI 투자 열풍이 정체되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가 필요하다. 즉 이번 강세장이 지속하는 것을 방해할 것은 실제로 없다.
과거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이름을 떨쳤던 로젠버그는 "'새로운 시대'나 '이번에는 다르다'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역사적으로 기술의 이러한 핵심 변곡점에 대한 샘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가 발생하면 고전적인 평가 지표는 쓸모없게 된다. 그래서 2025년으로 향하면서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 지난해의 실수로부터 배우려고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AI와 트럼프는 계속해서 미 증시를 사로잡고 있는 주제입니다.
어제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설립자는 뉴욕타임스 딜북 서밋에서 "일하기 위해 아마존으로 돌아갔으며, 내 시간의 9%를 AI에 투입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AI는 "모든 것을 개선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라면서 "그것은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트럼프에 대해선 지난 8년 동안 성장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처음보다 더 차분해졌다. 더 자신감 있고, 더 안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 완화 이슈에 대해 진지하며,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설립자는 "AGI(일반 인공지능 : 인간의 뇌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일찍 도래하여 경제 성장을 상당히 가속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직 해야 할 힘든 일이 많이 있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픈 AI는 오늘부터 12일 동안 매일 새로운 AI 기능 등을 공개하기로 했는데요. 오늘은 추론 능력을 갖춘 ‘오픈AI O1(오원)’에 대한 무제한 접근이 가능한 월 200달러 구독료의 챗GPT 프로를 새로 내놓았습니다.
시타델의 그리핀도 트럼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거 트럼프를 "패배자"라고 불렀던 그리핀은 이번에 트럼프에게 투표했으며 "미국은 다시 기업에 개방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핀은 또 트럼프가 캐나다, 중국, 멕시코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 전쟁을 촉발할지 아직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관세가 어디로 갈 것인지 알기까지 문자 그대로 몇 달 또는 몇 년이 남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효과가 기존 생각만큼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6년 초중반까지 관세가 평균적으로 약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로 인한 경제 침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관세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는 요인들이 있다. 예를 들어, 위안화 평가 절하는 2018~19년 관세의 인플레이션 효과를 제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S&P500 지수는 지난 12거래일 중 11거래일 동안 상승했으며, 어제까지 올해 들어 56번째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런 뒤 5일(미 동부시간)에는 행진을 잠시 멈췄습니다. 가파른 상승세에 숨 고를 시간이 필요한 듯했습니다. 시장 흐름을 바꿀만한 뉴스도 없었습니다. 또 내일은 중요한 11월 고용보고서가 나옵니다. 주식이 잠시 쉬는 사이 투자자 관심은 암호화폐에 쏠렸습니다.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한 데 따른 것입니다. 비트코인이 지난 밤 10만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폴 앳킨스를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지명한 효과입니다. 앳킨스는 2017년부터 디지털 자산 규제 완화를 추진해온 단체인 토큰 얼라이언스에 참여해온 인사입니다. 이는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더 가벼워질 것이란 낙관론을 더했습니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당선 이후 단 4주 만에 40% 이상 급등했습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때 비트코인에 대한 이전의 회의론을 버리고 "조 바이든의 암호화폐 전쟁을 끝내겠다"라고 약속했지요. 유명 암호화폐 투자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인베스트먼트 CEO는 CNBC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10만 달러 이정표는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부르는 이유에 대해 "지난 4년 동안 암호화폐 확산을 원치 않는 행정부가 있었고 끔찍한 규제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암호화폐 대통령, 비트코인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트럼프가 있다. 그는 친 암호화폐 인사로 가득 찬 내각을 꾸렸다. 우리는 매우 다른 규제 환경을 갖게 될 것이고, 그것은 암호화폐의 혁신과 거래를 허용할 것이다. 세계의 도시, 은행, 다른 모든 사람이 이 새로운 자산 클래스 투자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노보그라츠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그것의 존재를 믿는 신념 체계에 의존한다. 초기에는 결제 수단으로 쓰려는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지금은 가치 저장소, 디지털 골드로 변형되었다. 사람들이 원하면 오르고,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면 내려간다. 비트코인은 간단히 생각하면 금이다. 사람들이 금이나 다이아몬드에 돈을 넣는 건 통화에 대한 믿음을 잃어서다. 터키나 이란, 베네수엘라에 산다면 통화 가치는 지난 몇 년 동안 엄청나게 떨어졌고, 사람들이 종종 달러에 넣었을 것이다. 그게 발행된 100달러 지폐가 유통량보다 훨씬 더 많은 이유다. 이게 디지털 세계로 이동한 것이다. 미국도 지난해 완전고용 시대에 6%의 재정 적자를 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완전히 미친 짓이다.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어쨌든 암호화폐 자산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2025년, 2026년, 그리고 2036년에도 여기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보그라츠는 비트코인 가격에 조정이 다가올 것으로 봤습니다. 그는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너무 많다. 제가 겪은 것 중 가장 많다. 랠리는 연말까지 지속할까? 그렇게 생각한다. 트럼프 취임 때까지 지속할까?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시스템에 레버리지가 많을 때 적어도 한두 번은 나쁜 조정이 있을 것이다. 시스템에 레버리지가 너무 많을 때, 한꺼번에 정리될 때가 있다. 그건 당신의 믿음을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제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암호화폐와 달러와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그것은 금과 비슷하며 가상이며 디지털이다. 달러의 경쟁자가 아니라, 실제로 금의 경쟁자"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파월의 이런 발언도 비트코인 10만 달러 돌파에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 Fed 의장이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자산이라고 인정한 것이니까요.
번스타인은 비트코인에 대해 최고의 '가치 저장소' 자산으로서 금을 대체할 궤도에 올라섰다면서 목표가 20만 달러를 제시했습니다. 번스타인은 "우리는 10만 달러가 마지막 이정표가 아니라고 확신한다. 2025년 말에 20만 달러의 사이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시 말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확신은 주기적 변동을 넘어선다. 우리는 비트코인이 새로운 시대의 최고 '가치 저장소' 자산으로 부상하여 결국 10년 안에 금을 대체하고 기관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의 영구적인 부분이 되고 기업 재무 관리의 표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10개의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100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운영하고 있는데, ETF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블랙록의 IBIT만 해도 500억 달러가 넘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스탠다드차터드도 내년 말까지 20만 달러 수준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에 기관 투자자의 자금 흐름이 2024년 속도와 같거나 그 이상으로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연기금이나 글로벌 국가의 국부펀드, 미국의 전략준비자산으로 수용된다면 더욱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월가 주류에선 투기적 자산이라며 투자를 꺼리는 곳이 많습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은 암호화폐는 통화라고 하기에 부족하다고 평가합니다. 가치의 효과적인 저장소(엄청난 가격 상승으로 입증됨)도 아니고 효과적인 거래 수단도 아니라는 것이죠. 대안적 투자 자산은 될 수 있지만, 대안적 자산에 투자하는 목적, 즉 고정적 수입(예: 인프라), 다각화(예: 헤지펀드), 알파 생성(예: 사모펀드) 등 측면에서도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우선 수입 측면에서 암호화폐 자산은 수입을 창출하지 않으며, 다각화 측면에서는 주식 및 채권과의 상관관계가 커서 적합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암호화폐의 매력은 주로 알파(초과 수익률) 생성 잠재력에 있지만, 여기에서도 비트코인의 경우 S&P500의 4배에 달하는 엄청난 변동성을 동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암호화폐가 잠재적으로 가치를 가질 수 있는 한 분야는 자산을 뒷받침하는 블록체인 기술이지만, 새로운 토큰이 향상된 기술로 시장에 진입하면 토큰이 쓸모없어질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은 "대부분 투자자는 암호화폐를 사더라도 대규모 매도가 생겼을 때 전체 포트폴리오를 흔들지 않을 만큼 충분히 작고, 잘 분산되게 투자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암호화폐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이런 주장을 해온 곳도 하나둘씩 넘어가고 있습니다. 시타델의 켄 그리핀 설립자는 오랫동안 암호화폐에 대해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는 어제 뉴욕타임스 딜북 서밋에서 여전히 암호화폐의 장점에 대해 전적으로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사람들이 "정부의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하면서 암호화폐에 미래가 있을 수 있다"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는 "이번 선거 캠페인에서 우리가 본 것 중 하나는 미국인들이 '내 삶에 주체성을 갖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암호화폐도 그 일부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은 경제 데이터도 조용한 편이었습니다.
미국의 10월 무역적자는 738억 달러로 9월(838억 달러)보다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수출이 1.6% 감소했지만, 수입은 4%나 줄어든 탓입니다. 이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는 긍정적 요인입니다. 하지만 웰스파고는 "무역적자가 10월에 무역 흐름의 광범위한 약세 속에서 급격히 줄었지만, 이는 캐나다 국경에서의 최근 회계 변경과 관련되어 수출 감소 정도가 과장됐을 수 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미국 기업들이 내년의 잠재적 관세 인상을 앞두고 앞으로 몇 달 동안 수입을 늘려 무역적자가 단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무역수지 데이터 등이 나온 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4분기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보다 0.1%포인트 높여 3.3%로 제시했습니다. 주간(~11월 30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이전 주보다 9000건 증가한 22만4000개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21만5000개)도 웃돌았지만, 이는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또 2주 이상 연속으로 요청한 지속청구 건수(~11월 23일)는 직전 주보다 2만5000건 감소한 187만1000건으로 감소했습니다. RSM은 "실업급여 청구 통계는 놀라울 정도로 고용 안정성이 높은 노동시장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팬데믹 이전 20년간 신규 총구의 평균은 주당 34만5000건이었고, 지속청구는 약 290만 건이었습니다.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사가 발표한 11월 기업 감원 계획은 5만772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0월보다 3.8% 증가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선 26.8% 늘었습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는 72만2566명으로 지난해 대비 5.2% 증가했습니다.
이번 주 발표된 10월 구인이직보고서(채용공고 37만2000개 증가한 774만 개), 11월 ADP 민간고용(14만6000개 증가)와 실업급여 청구 등 고용 데이터를 보면 내일 발표될 11월 고용보고서는 예상보다 강하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실제 11월 신규 고용에 대한 월가 컨센서스는 조금씩 올라가고 있습니다. 지난주 말까지만 해도 19만 개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21만 개를 넘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이렇게 강한 수치에도 12월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이유는 뭘까요? 먼저 이중 10만 개 안팎이 지난 10월 생겼어야 했던 일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파업 및 허리케인 영향으로 인해 일자리가 11월로 이월되어 나타나는 것이란 얘기입니다. 실제 11월 증가분은 10만 개 안팎에 그칠 것이란 뜻이죠. 또 실업률은 지난 10월 4.1%에서 11월 4.2%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ING는 "우리는 22만5000개 비농업 고용 증가를 예상하지만, 파업 중단과 허리케인 영향 감소에 따른 기술적 증가분 10만9000개를 제외하면 실제 증가는 11만6000개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이게 맞다면 Fed는 12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고 특히 실업률이 예상대로 4.2%로 오른다면 더욱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자체 집계하는 고용 관련 빅데이터 지표가 강세를 보인다. 파업 노동자의 복귀로 약 3만 7500개, 허리케인 영향의 해소로 약 5만 개 추가될 수 있다"라면서 23만5000개 증가를 예상합니다. 또 10월 발표 데이터가 대규모로 수정,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0월 조사 응답률이 허리케인 혼란 등으로 매우 낮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데이터가 예상되다 보니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강력한 수치가 나와도 Fed의 12월 금리 인하를 막을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 월요일 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최근 다른 Fed 위원들이 주장했듯이 '지금의 정책 금리가 여전히 제약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11월 고용보고서와 관련된 위험이 비대칭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즉 "부드러운 데이터가 나온다면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을 강화하겠지만, 강력한 수치가 나와도 인하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겁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처럼 12월 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이 압도적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12월 인하 베팅이 70%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은 점점 더 가라앉고 있습니다. 12월 인하에 이어 1월에도 내릴 것이란 베팅은 19.5%에 그칩니다.
전반적으로 이슈가 없었고, 내일 고용 데이터를 기다리는 움직임이 이어졌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오후 4시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0.2bp 내린 4.18%를 기록했고요. 2년물은 2.7bp 오른 4.148%에 거래됐습니다. 국제 유가도 'OPEC+'가 감산 축소 시점을 미루기로 했지만 잠깐 오르다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35% 낮아진 배럴당 68.3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OPEC+는 애초 내년 1월부터 감산량을 줄여나가려 했으나 시점을 내년 4월로 미뤘죠.
비트코인도 오후 4시께 다시 9만8000달러 선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0.19% 내렸고 나스닥은 0.18% 떨어졌습니다. 다우는 0.55% 하락했습니다. 오늘은 빅테크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워싱턴의 의회를 찾은 가운데 테슬라는 3.23% 폭등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1.19%, 아마존은 1.10% 올랐습니다. 하지만 다른 주식들은 보합권에 그쳤습니다. 낙관론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로젠버그 리서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곰의 탄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지난 2년 동안 S&P 500의 놀라운 급등은 정말 기대를 뛰어넘었고, 특히 지난 12개월 동안은 더욱 그렇다. 이 강세장이 충분히 오래 지속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잘못된 쪽에 서 있던 우리는 이제 다른 전략을 채택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어떤 식으로든 수건을 던지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비이성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 시장의 메시지를 논의하고 해석하려는 노력"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투항한 것입니다. 그가 태도를 바꾼 것은 AI 때문입니다. 그의 다섯 가지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시장은 AI 혁신과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모델 전환'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기존 주가수익비율(P/E) 지표는 AI 혁신으로 인한 장기 이익 잠재력을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 핵심적인 기술 혁명을 겪고 있는 시대에 1년 기준으로 멀티플을 판단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성 AI는 미래에 게임 체인저이고, 그렇다면 장기적 틀에 기반한 멀티플은 전혀 거품이 아닐 수도 있다. AI로 인해 생산성 향상에 이어 또 다른 생산성 향상이 등장하고 있다.
2. 채권에 대해서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전환=생산성 향상이 높을수록 실질 이자율이 높아지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낮아진다. 현재로서는 통계적으로 어느 쪽이 더 우세할지 판단하기가 극히 어렵다. 하지만 생산성 증가가 높을수록 사업 비용이 감소하고 마진이 개선되며 이는 주가가 긍정적인 펀더멘털을 만들 것이다.
3. 친기업 트럼프 정책(규제 완화, 에너지)으로 기업 마진 확대=감세, 규제 완화는 기업들의 미래 이익에 대한 긍정적인 추진력을 생성할 것입니다. 또 에너지 증산은 에너지 비용을 떨어뜨릴 것이다. 관세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트럼프는 취임하기도 전에 무역 정책이 다른 국가의 정책을 바꾸도록 하는 전술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몇 주 전만 해도 관세 우려로 인해 채권과 주식 전망에 대해 신중을 기했지만, 그런 우려는 가라앉았다.
4. 경제는 보이는 것보다 덜 강력하다=최근 경제 데이터에 크게 감명받지 못했다. JOLTS 데이터는 채용이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줬고 ADP 민간고용은 중소기업 부문에서 심각한 악화를 나타냈다. ISM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상당히 부진했다. Fed는 단기적으로 일시 정지하더라도 금리를 계속 인하할 것이다.
5. 단기 5~10% 조정을 여전히 예상하지만, 이제는 "하락 시 매수"를 옹호한다=모든 가격에 좋은 소식이 많이 반영되어 있고, 투자심리와 포지셔닝은 과열됐다. 단기 이익 실현이나 2025년 초 조정 가능성, 심지어 예상치 못한 부정적 경제 뉴스나 5% 또는 10%의 하락을 유발할 수 있는 매파적 Fed의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하락이 생기면 매수하라. 저가 매수가 통하지 않으려면 Fed의 긴축 전환, 확실한 경기 침체 징후, 트럼프의 관세 공약 이행, AI 투자 열풍이 정체되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가 필요하다. 즉 이번 강세장이 지속하는 것을 방해할 것은 실제로 없다.
과거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이름을 떨쳤던 로젠버그는 "'새로운 시대'나 '이번에는 다르다'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역사적으로 기술의 이러한 핵심 변곡점에 대한 샘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가 발생하면 고전적인 평가 지표는 쓸모없게 된다. 그래서 2025년으로 향하면서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 지난해의 실수로부터 배우려고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AI와 트럼프는 계속해서 미 증시를 사로잡고 있는 주제입니다.
어제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설립자는 뉴욕타임스 딜북 서밋에서 "일하기 위해 아마존으로 돌아갔으며, 내 시간의 9%를 AI에 투입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AI는 "모든 것을 개선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라면서 "그것은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트럼프에 대해선 지난 8년 동안 성장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처음보다 더 차분해졌다. 더 자신감 있고, 더 안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 완화 이슈에 대해 진지하며,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설립자는 "AGI(일반 인공지능 : 인간의 뇌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일찍 도래하여 경제 성장을 상당히 가속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직 해야 할 힘든 일이 많이 있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픈 AI는 오늘부터 12일 동안 매일 새로운 AI 기능 등을 공개하기로 했는데요. 오늘은 추론 능력을 갖춘 ‘오픈AI O1(오원)’에 대한 무제한 접근이 가능한 월 200달러 구독료의 챗GPT 프로를 새로 내놓았습니다.
시타델의 그리핀도 트럼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거 트럼프를 "패배자"라고 불렀던 그리핀은 이번에 트럼프에게 투표했으며 "미국은 다시 기업에 개방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핀은 또 트럼프가 캐나다, 중국, 멕시코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 전쟁을 촉발할지 아직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관세가 어디로 갈 것인지 알기까지 문자 그대로 몇 달 또는 몇 년이 남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효과가 기존 생각만큼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6년 초중반까지 관세가 평균적으로 약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로 인한 경제 침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관세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는 요인들이 있다. 예를 들어, 위안화 평가 절하는 2018~19년 관세의 인플레이션 효과를 제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