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1억 떨어졌대"…송파구 입성 기회라는 이 단지
"기존 보증금보다 5000만~1억원 정도 싸게 전셋집을 구할 수 있어요. 그래도 학군이 좋아서 버티고 있습니다. "(방이동 A공인 관계자)

국내 최대 규모 단지인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인근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이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올림픽파크포레온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맞붙어있다. 올림픽선수촌은 준공 30년 이상 된 재건축 아파트라서 신축 아파트를 찾아 이동하는 임차인 이탈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역전세난…세입자 모시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림픽선수촌 전용 84㎡는 지난달 전세보증금 5억45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이뤄졌다. 1년 전까지 보증금 7억~8억원대 형성됐던 같은 평형 전세 시세는 1억원가량 낮은 6억~7억원대로 내려앉았다. 단지 인근 중개업소에는 5억원대 전세 물건도 적지 않다. 다른 평형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 전용 100㎡ 전세보증금은 작년 말 8억~10억원대였지만 현재 7억~9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지난달엔 최저 6억5000만원대에 새 임차인을 구했다. 방이동 B공인 관계자는 "한 달 정도 내놨는데도 전셋집을 찾는 사람이 없어서 집주인이 5000만원 정도 보증금을 내렸다"며 "새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도배, 욕실 수리 등을 조건으로 내건 물건도 많다"고 말했다.
1988년 6월 준공된 올림픽선수촌은 5540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재건축 단지다. 올림픽선수촌 단지 전경. /한경DB
1988년 6월 준공된 올림픽선수촌은 5540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재건축 단지다. 올림픽선수촌 단지 전경. /한경DB
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집주인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기존 보증금보다 낮춘 가격으로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올림픽선수촌 전용 84㎡ 집주인은 지난달 15일 임차인과 기존 보증금(9억원)보다 2억5000만원이나 낮은 6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갱신키로 합의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강동구 전세 물건은 지난달 말 기준 4540건으로, 석 달 전보다 23%가량 매물이 늘었다.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 중 3분의 2가량이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물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고가 행진…재건축 기대 커져

전셋값은 약세를 보이지만 매매가격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송파구에 정비계획 입안 동의서를 제출하는 등 재건축 사업이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올림픽선수촌 전용 137㎡는 지난달 최고가인 30억2000만원에 팔렸다. 직전 실거래가 29억7000만원보다 5000만원 오른 값이다. 이 단지 전용 132㎡도 지난 10월 신고가인 32억원에 손바뀜했다.

1988년 6월 준공된 올림픽선수촌은 5540가구로 ‘올림픽 3 대장’ 중 맏형으로 여겨진다. 올림픽훼밀리타운(4494가구)과 아시아선수촌(1356가구)보다 규모가 크다. 대지면적 66만 2196㎡에 이른다. 올림픽공원과 지하철 5·9호선 환승역인 올림픽공원역이 단지와 맞붙어 있다. 재건축 사업성을 평가할 때 핵심 지표인 용적률도 137% 남짓이다. 아시아선수촌의 용적률은 152%, 올림픽훼밀리는 194%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