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가 자국의 자연과 정서를 담은 공식 국가 사운드스케이프를 공개했다. 사운드스케이프는 특정 환경이나 풍경을 소리로 표현한 창작품을 말한다. 국가에서 공식 사운드스케이프를 공개한 건 핀란드가 전세계에서 처음이다.

핀란드대사관은 핀란드의 107번째 독립기념일을 맞이한 6일(현지 시각) 작곡가 라우리 포라(Lauri Porra·사진)가 작곡한 핀란드의 공식 국가 사운드스케이프인 'Ääniä'(애니아)가 공개됐다고 발표했다.
라우리 포라. (c)Markku-Pajunen
라우리 포라. (c)Markku-Pajunen
Ääniä는 핀란드어로 '소리들' 또는 '목소리들'을 의미한다. 작품은 숲, 성애, 절벽 등 주로 핀란드의 자연과 날씨 등과 관련된 15개의 곡으로 구성됐으며 전체 연주 시간은 1시간이다. 곡을 만든 현대음악 작곡가 라우리 포라는 핀란드 국민작곡가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us)의 증손자다. 라우라 포라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시애틀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협업해왔다.

그는 클래식뿐 아니라 메탈 밴드 베이시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파워 메탈 밴드 스트라토바리우스(Stratovarius)의 베이시스트인 그는 50개 이상의 나라를 여행하며 이번 작품의 음악적 영감을 얻었다.

그는 “여행을 할수록 핀란드적 정체성과 성격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핀란드의 사계절, 빛과 색의 변화, 그곳의 고요함과 공간이 그리웠다"며 "여행 중에 핀란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음악적 스냅샷을 만들기 시작해 애니아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애니아는 미니멀하면서도 절제된 분위기가 특징이다. 핀란드 국민들이 지향하는 자유로움, 자연진화, 삶의 여유, 지속가능성 등의 키워드를 음악에 녹여냈다. 핀란드는 유엔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7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정될만큼 행복과 문화에 관심이 많은 나라다.

포라는 "핀란드에는 생각하고 느끼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여백이 있다. 자연 뿐 아니라 핀란드식 삶의 방식에서도 그런 여백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니멀한 음악을 통해 이를 묘사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주한 핀란드대사관은 "애니아를 통해 핀란드적 사고방식과 감성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울라 파르비아이넨(Paula Parviainen) 핀란드 문화창작산업 대사는 “핀란드 사람들은 자연 환경, 문화적 유산과 깊게 연결돼 왔다. 이를 언어와 국경을 초월해 더 넓은 청중에게 전달하고 싶었다"며 "사운드스케이프를 통해 휴식을 취하고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