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사진=REUTERS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 사진=REUTERS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무비자 입국 정책을 시행한 이후 한국인 여행객의 중국 방문이 급증하고 있다. 언어 장벽에 난이도 높은 여행지로 꼽혔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 이후 수요 회복이 더뎌 저렴해진 데다 비자발급 비용까지 줄어들면서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여행사에 접수된 중국 상품 예약률은 전월 대비 두 자릿수 이상 급증했다. 통상 겨울 비수기 중국 여행 수요는 감소하지만 지난달 중국 정부가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게 반전을 불렀다. 복잡한 비자 발급 절차와 비용도 줄면서 신규 여행 수요가 몰렸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달 1~21일 중국 예약 동향은 이전 3주간과 비교해 75% 늘었다. 패키지여행 상품은 110% 급증했다. 평소 중국 내 선호도가 높은 장자제와 백두산은 물론 산둥성, 칭다오, 상하이 같은 도시 여행지도 인기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상하이는 같은 기간 178% 예약이 늘었다. 단체여행 수요를 비롯해 자유여행으로 인한 항공과 호텔 예약이 증가하면서다.

모두투어의 내년 설 연휴기간 해외여행 예약 동향을 보면 중국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70% 성장세를 보였다. 무비자 영향으로 내년 설 연휴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는 연말연시(12월~1월) 예약 데이터 분석 결과 중국은 지난해 여행지 선호도 6.6%로 전체 국가에서 5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0.3%로 4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수요 회복이 가장 늦어 집중해왔지만 기대만큼 예약이 이어지지 않았다"면서 "수요가 낮아 비용은 줄었고, 비자 면제로 6만원가량 할인 혜택이 생긴 만큼 지금이 중국 여행하기 좋은 때"라고 말했다.

그간 중국은 젊은 층 선호도가 낮았지만 무비자 정책 시행 이후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2박3일, 2박4일 등 짧은 여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비행시간이 짧은 단거리 여행지로 단기 여행도 가능해서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중국행 항공편 카운터가 여행객 등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중국행 항공편 카운터가 여행객 등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는 늘어나는 수요를 반영한 상품을 출시해 모객에 나선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여행객에게도 적용되는 특수한 정책과 언어 장벽 사용 애플리케이션(앱) 등이 다르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주중 대사관은 무비자 입국 관련 공지를 통해 "입국 목적과 입국 후 각 방문지·방문기관·방문일시 등 체류 일정에 관한 가능한 한 상세한 설명을 준비해야 한다"며 "비즈니스·관광·친지 방문·경유 목적 외 방문 시 반드시 중국 입국 전 사증(비자) 취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자를 받지 않고 중국에 입국할 수 있는 여권은 '일반여권'(전자여권)에 한정되고, '긴급여권'(비전자여권)은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귀국 항공권이나 제3국행 항공권을 미리 갖추고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 머물 숙소 또는 지인 연락처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반간첩법'이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 중인 '신방청법(반간첩법 개정안)'은 국가기밀과 관련된 정보 및 물품의 수집, 전달, 저장 등을 간첩 행위로 규정했다. '국가 안보와 이익'의 범위가 구체적이지 않아 중국 당국이 간첩 행위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중국 국가안보·이익과 관련 자료, 지도, 사진, 통계자료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거나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 저장하는 행위, 군사시설 등 보안통제구역 인접 지역에서의 촬영, 시위 현장 방문과 촬영, 중국인에 대한 포교, 야외 선교 등에 유의해 달라고 공지한 바 있다.
구글지도 앱. 사진=REUTERS 연합뉴스
구글지도 앱. 사진=REUTERS 연합뉴스
이 밖에도 전 세계 여행 필수 앱으로 꼽히는 구글맵도 사용할 수 없다. 업계는 자유여행으로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중국 고덕지도, 바이두지도 앱 등을 미리 설치하고 사용 방법을 익혀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