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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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은 중소형 반도체주를 순매수하고 있다. 계엄령 사태로 인한 주가 하락을 이들 종목에 대한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의 반도체 장비주 테크윙을 지난 4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3일 연속으로 순매수 중이다. 이 기간 합산 순매수 금액은 69억원이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다른 반도체 장비주 주성엔지니어링도 4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어 유진테크(+20억원), 덕산네오룩스(+16억원) 등에 대해서도 순매수를 지속했다.

지난 4일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소식이 알려지면서 외국인의 한국 증시 이탈이 가속화했던 때다. 당시부터 이날 오전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0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종목은 거꾸로 사들인 것이다.


이들 종목은 최근 밸류에이션이 업종 평균보다 낮다. 전날 기준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있는 KRX반도체지수 구성종목 37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PER)은 평균 29배다.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의 12M PER은 테크윙 7.2배, 주성엔지니어링 10.7배, 유진테크 11.2배, 덕산네오룩스 11.7배 등이다. 업종 평균보다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이다. 테크윙의 12M PER은 코스피지수(8.5배)보다도 낮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이날 오전 710억원어치 순매도하고 있지만, 지난 4~5일에는 199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그 결과 지난 4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합산 순매수액은 12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종목의 12M PER이 최근 4.8배로 역대급 저평가 상태인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