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에 MZ 달라졌다…봇물 터진 시국선언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지는 7일 전국 31개 대학교 학생이 국회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경상국립대 정하늘 학생은 이날 오후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선을 넘어도 단단히 넘었다"며 "이제 곱게 퇴진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외쳤다.

경북대 김상천 학생은 "계엄령이 터졌을 때 대학생·청년들의 정치 무관심이 자랑거리가 아니라 치욕스러운 약점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행동하자"고 말했다.

동국대 홍예린 학생은 "국민을 기필코 이길 것이라고 믿는다"며 "윤석열은 실패했다. 이제는 탄핵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학생이 민주주의 지켜내자',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내란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도 들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천200여명이 모였다.

가톨릭대, 건국대, 경희대, 국민대, 경북대, 고려대, 동국대, 부산대, 서울교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아주대, 인천대, 제주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등 31개 대학생이 참여했다.

그간 정치에 무관심한 것으로 여겨졌던 'MZ세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국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는 것이다.

대학생을 비롯한 20대는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게 정치권의 통설이다. 실제로 4월 22대 총선의 20대 투표율은 52.4%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저조했고, 21대 총선(58.7%)보다도 낮아졌다.

그랬던 MZ세대가 다시 정국 현안에 집단행동을 하며 뛰어든 것은 계엄 사태가 취업과 연애와 같은 이들의 일상을 위협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정치권이 그동안 정쟁에 매몰되며 청년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면, 이번 일은 일상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위기감을 주며 연쇄적인 시국선언을 불렀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