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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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외신들은 이날 열리고 있는 대규모 집회에 대해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국회 앞 집회는 지금까지의 집회 중 가장 큰 규모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NYT는 "집회가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며 "많은 부모들이 어린 자녀를 데리고 참석했다"고 전했다. 또한 "구호와 음악 소리는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도 들릴 정도"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민주화 역사에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이 대거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이 빠르게 거부되고 실패한 이유 중 하나는 여전히 수백만 명의 한국인들에게 생생히 남아 있는 고통스러운 역사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1948년 이후 대한민국에서 계엄령은 12번 이상 선포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비판자를 종북 또는 공산주의자로 낙인찍는 모습은 1987년 이전 한국 정부가 반대 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사용했던 언어를 연상케 한다"며 "이는 과거 독재 정권에 의해 고통받았던 유권자들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이 깃발을 흔들며, 시위대에게 무료 커피를 나눠주는 등 분위기는 차분하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은 집회의 역사가 깊고, 이번 집회에서도 그 역사가 충분히 드러났다"며 "참가자들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문장이 반복되는 노래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시위대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Do You Hear The People Sing?)'를 부르고 있다"며 "이 노래는 최근 몇 년 동안 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집회 노래로, 2019년 홍콩 시위 때도 가장 많이 불렸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오늘 탄핵안 표결이 무산될 경우 야당이 국회 안팎에서 반발 캠페인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은 "국회 밖에서는 점점 더 많은 시민들이 집결하며 거리가 인파로 가득 차고 있다"며 "심각한 혼잡이 발생해 경찰이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한국은 2년 전 이태원 참사로 치명적인 압사 사고를 겪은 바 있어, 이번 집회에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BBC는 현장 시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탄핵이 성공할 때까지 계속 거리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