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제2의 집"…찰리 푸스, 2만5000명 눈에 담고 목소리로 껴안았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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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푸스, 고척스카이돔서 내한 공연
회차 당 2만5000여 관객 동원
청명하고 힘 있는 보컬 '감동'
히트곡 릴레이에 떼창 터지기도
4번째 내한, 韓 팬 향한 애정 드러내
회차 당 2만5000여 관객 동원
청명하고 힘 있는 보컬 '감동'
히트곡 릴레이에 떼창 터지기도
4번째 내한, 韓 팬 향한 애정 드러내
미국 싱어송라이터 찰리 푸스(Charlie Puth)가 또다시 한국에서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약 1년 만에 국내 팬들과 재회한 그는 전매특허인 청명하고 힘 있는 목소리로 2만여명의 관객을 끌어안았다.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띤 얼굴, 관객을 향한 사랑 고백, 별이 박힌 듯 다정한 눈빛에 현실의 추위를 잊고 잠시나마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한 90분이었다.
찰리 푸스는 지난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내한 콘서트를 개최했다.
찰리 푸스의 내한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2016년 2000석 규모의 예스24라이브홀에서 한국 팬들과 첫 만남을 가졌던 그는 2018년 8500명이 모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노래한 데 이어 지난해 KSPO DOME(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1일 1만5000명, 3일간 총 4만5000명을 동원해 국내 팬들의 높은 호응도를 증명했다.
기세를 이어 1년 만에 더 큰 공연장인 고척스카이돔까지 입성했다. 관객이 빼곡하게 들어찬 스탠딩석,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는 지정석은 1년이라는 시간도 팬들에게는 길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나라가 탄핵 정국에 돌입한 상황에서도 찰리 푸스는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대에 섰다.
집회의 영향으로 일부 지하철이 혼잡을 겪는 가운데 공연은 7분가량 지연됐다. 관객의 기다림을 달래기 위해 대기 BGM으로 뉴진스 'OMG'가 깜짝 이벤트처럼 흘러나와 재미를 안기기도 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밴드 사운드와 함께 등장한 찰리 푸스는 착용한 하늘색 셔츠와 딱 어울리는 청량한 보컬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오프닝곡으로 '하우 롱(How Long)'을 택한 그는 시작부터 시원시원한 발성으로 넓은 장내를 금세 자기 목소리로 꽉 채우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힘 있게 노래하다가 이내 악기를 둘러메고 여유롭게 무대를 즐기기도 했다.
"서울, 사우스 코리아, 안녕하세요~" 한 곡을 마치고 한국어로 반갑게 인사한 찰리 푸스는 이어 '던 포 미(Done For Me)'까지 잇달아 소화했다. 단단한 목소리에 짜릿한 고음까지 터져 나오자 분위기는 더 뜨겁게 타올랐다. 찰리 푸스는 버클리 음대를 장학생으로 졸업한 수재로, 작사·작곡에 프로듀싱까지 뛰어난 그에게 붙은 수식어는 '천재 싱어송라이터'다. 찰리 푸스가 만든 수많은 곡은 한국 팬들에게도 아주 친숙하다. 음악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역대를 오가는 싱어로서의 뛰어난 재능 역시 그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다.
공연 기획사 라이브네이션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공연에는 총 2만5000명의 관객이 동원됐다. '어텐션(Attention)', '찰리 비 콰이엇!(Charlie Be Quiet!)'까지 찰리 푸스 표 명곡 파티가 이어지자 2만5000여 관객들은 한목소리로 노래를 따라불렀다. 찰리 푸스는 꽉 찬 공연장을 지그시 바라보더니 "믿기 어렵다. 고맙다"고 인사했다.
"한국은 제게 제2의 집과 같아요."
1년 만에 돌아온 찰리 푸스는 한국에서의 경험이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면서 연신 관객들을 향해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한국에서 받았던 영감을 그 이상의 위로로 돌려준 그였다. 마음이 다쳤을 때 노래의 힘을 강조하며 '치팅 온 유(Cheating on You)'를 부르기 시작한 찰리 푸스는 피아노 앞에 앉아 탄탄한 목소리로 최고의 순간을 선사했다. 힘 있게 건반을 누르며 '보이(BOY)'를 부를 땐 관객들이 휴대폰 불빛을 켜 '보컬 차력 쇼'를 펼치는 그에게 화답했다.
공연의 매력을 한층 살리는 건 다정함이 뚝뚝 떨어지는 애티튜드였다. 노래를 마치고 "땡큐"라고 말하거나, 객석에서 외치는 사랑 고백에 "나도 사랑한다"고 답했다. 관객들을 바라보며 "너무 귀엽다"고 표현해 환호를 끌어냈고, "이건 비밀"이라면서 자기가 입은 셔츠가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재치 있게 말하기도 했다.
'아이 돈트 띵크 댓 아이 라이크 허(I Don't Think I Like Her)' 노래 도중에는 스탠딩석 사이 뚫려있는 통로로 내려와 관객들과 가까이서 소통했다. 관객 사이사이를 뛰어다니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반가운 마음을 아낌없이 표출한 뒤 서브 무대에 올라 곧바로 해당 무대에 놓인 피아노를 연주하며 감미롭게 곡을 마쳤다.
찰리 푸스의 라이브는 음악의 힘, 목소리의 기적을 느끼게 해주는 대표적인 공연 중 하나다.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는 보컬, 다정하게 건네는 말, 한 음 한 음 정성스레 표현해 내는 피아노 연주까지 공연장은 어느새 특별한 공간이 됐다. 신곡 일부를 음원으로 공개하며 또 새로운,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했다.
'페이션트(Patient)', '위 돈트 토크 애니모어(We Don't Talk Anymore)', '스테이(STAY)', '라이트 스위치(Light Switch)', '원 콜 어웨이(One Call Away)'까지 명곡의 향연이 이어졌다. 그의 음악적 역량과 스펙트럼에 다시 한번 놀라는 순간이었다. 이날 앙코르 요청에 재차 무대로 올라온 찰리 푸스는 노래 도중 감격에 찬 듯 한참 동안 다음 가사를 뱉지 못했다.
환한 휴대폰 불빛이 일렁이는 객석을 바라보는 눈은 마치 별을 박은 듯 빛났다. "서울, 코리아. 고맙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힌 그는 마지막 곡으로 '씨 유 어게인(See You Again)'을 부르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찰리 푸스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관객들의 모습을 찍어 올리고는 "정말 믿을 수 없다. 고맙다. 내일 밤에 만나자"며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찰리 푸스의 내한 공연은 8일 저녁에도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찰리 푸스는 지난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내한 콘서트를 개최했다.
찰리 푸스의 내한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2016년 2000석 규모의 예스24라이브홀에서 한국 팬들과 첫 만남을 가졌던 그는 2018년 8500명이 모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노래한 데 이어 지난해 KSPO DOME(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1일 1만5000명, 3일간 총 4만5000명을 동원해 국내 팬들의 높은 호응도를 증명했다.
기세를 이어 1년 만에 더 큰 공연장인 고척스카이돔까지 입성했다. 관객이 빼곡하게 들어찬 스탠딩석,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는 지정석은 1년이라는 시간도 팬들에게는 길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나라가 탄핵 정국에 돌입한 상황에서도 찰리 푸스는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대에 섰다.
집회의 영향으로 일부 지하철이 혼잡을 겪는 가운데 공연은 7분가량 지연됐다. 관객의 기다림을 달래기 위해 대기 BGM으로 뉴진스 'OMG'가 깜짝 이벤트처럼 흘러나와 재미를 안기기도 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밴드 사운드와 함께 등장한 찰리 푸스는 착용한 하늘색 셔츠와 딱 어울리는 청량한 보컬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오프닝곡으로 '하우 롱(How Long)'을 택한 그는 시작부터 시원시원한 발성으로 넓은 장내를 금세 자기 목소리로 꽉 채우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힘 있게 노래하다가 이내 악기를 둘러메고 여유롭게 무대를 즐기기도 했다.
"서울, 사우스 코리아, 안녕하세요~" 한 곡을 마치고 한국어로 반갑게 인사한 찰리 푸스는 이어 '던 포 미(Done For Me)'까지 잇달아 소화했다. 단단한 목소리에 짜릿한 고음까지 터져 나오자 분위기는 더 뜨겁게 타올랐다. 찰리 푸스는 버클리 음대를 장학생으로 졸업한 수재로, 작사·작곡에 프로듀싱까지 뛰어난 그에게 붙은 수식어는 '천재 싱어송라이터'다. 찰리 푸스가 만든 수많은 곡은 한국 팬들에게도 아주 친숙하다. 음악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역대를 오가는 싱어로서의 뛰어난 재능 역시 그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다.
공연 기획사 라이브네이션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공연에는 총 2만5000명의 관객이 동원됐다. '어텐션(Attention)', '찰리 비 콰이엇!(Charlie Be Quiet!)'까지 찰리 푸스 표 명곡 파티가 이어지자 2만5000여 관객들은 한목소리로 노래를 따라불렀다. 찰리 푸스는 꽉 찬 공연장을 지그시 바라보더니 "믿기 어렵다. 고맙다"고 인사했다.
"한국은 제게 제2의 집과 같아요."
1년 만에 돌아온 찰리 푸스는 한국에서의 경험이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면서 연신 관객들을 향해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한국에서 받았던 영감을 그 이상의 위로로 돌려준 그였다. 마음이 다쳤을 때 노래의 힘을 강조하며 '치팅 온 유(Cheating on You)'를 부르기 시작한 찰리 푸스는 피아노 앞에 앉아 탄탄한 목소리로 최고의 순간을 선사했다. 힘 있게 건반을 누르며 '보이(BOY)'를 부를 땐 관객들이 휴대폰 불빛을 켜 '보컬 차력 쇼'를 펼치는 그에게 화답했다.
공연의 매력을 한층 살리는 건 다정함이 뚝뚝 떨어지는 애티튜드였다. 노래를 마치고 "땡큐"라고 말하거나, 객석에서 외치는 사랑 고백에 "나도 사랑한다"고 답했다. 관객들을 바라보며 "너무 귀엽다"고 표현해 환호를 끌어냈고, "이건 비밀"이라면서 자기가 입은 셔츠가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재치 있게 말하기도 했다.
'아이 돈트 띵크 댓 아이 라이크 허(I Don't Think I Like Her)' 노래 도중에는 스탠딩석 사이 뚫려있는 통로로 내려와 관객들과 가까이서 소통했다. 관객 사이사이를 뛰어다니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반가운 마음을 아낌없이 표출한 뒤 서브 무대에 올라 곧바로 해당 무대에 놓인 피아노를 연주하며 감미롭게 곡을 마쳤다.
찰리 푸스의 라이브는 음악의 힘, 목소리의 기적을 느끼게 해주는 대표적인 공연 중 하나다.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는 보컬, 다정하게 건네는 말, 한 음 한 음 정성스레 표현해 내는 피아노 연주까지 공연장은 어느새 특별한 공간이 됐다. 신곡 일부를 음원으로 공개하며 또 새로운,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했다.
'페이션트(Patient)', '위 돈트 토크 애니모어(We Don't Talk Anymore)', '스테이(STAY)', '라이트 스위치(Light Switch)', '원 콜 어웨이(One Call Away)'까지 명곡의 향연이 이어졌다. 그의 음악적 역량과 스펙트럼에 다시 한번 놀라는 순간이었다. 이날 앙코르 요청에 재차 무대로 올라온 찰리 푸스는 노래 도중 감격에 찬 듯 한참 동안 다음 가사를 뱉지 못했다.
환한 휴대폰 불빛이 일렁이는 객석을 바라보는 눈은 마치 별을 박은 듯 빛났다. "서울, 코리아. 고맙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힌 그는 마지막 곡으로 '씨 유 어게인(See You Again)'을 부르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찰리 푸스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관객들의 모습을 찍어 올리고는 "정말 믿을 수 없다. 고맙다. 내일 밤에 만나자"며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찰리 푸스의 내한 공연은 8일 저녁에도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