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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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탄핵소추안이 의결 정족수 미달로 지난 7일 폐기됐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윤 대통령은 사실상 직무에서 전면 배제되었다가 조기 퇴진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이 매주 토요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결국 탄핵안이 가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는 지난 7일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상정했지만, 정족수(200명) 미달로 표결이 무산됐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05명이 표결에 불참하면서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탄핵 가결에 따른 직무 정지는 피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스스로가 7일 대국민담화에서 "저의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의 직무 배제를 공언했다. 윤 대통령이 직무를 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는 의미다.

한 대표는 8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할 수 없음으로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국민 다수 판단"이라며 "질서 있는 대통령의 조기 퇴진으로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미칠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정국을 수습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퇴진 전이라도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해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국민들과 국제사회에서 우려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국민담화는 한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함께 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총리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협의하여 당분간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총리는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정에 있어 한치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라며 "저를 포함한 모든 국무위원들과 부처의 공직자들은 국민의 뜻을 최우선에 두고 여당과 함께 지혜를 모아 모든 국가기능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운영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와 한 총리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국정에 나서면 여당 내 친한동훈계가 탄핵안에 찬성할 것이기 때문에, 한 대표의 담화를 뒤엎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다만 여당 내 갈등이 변수다. 친윤석열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의원총회를 열어서 중의를 모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계속 부결시킬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당장 지난 7일 표결에도 국민의힘 의원 3명이 동참했다. 이 가운데 김상욱 의원은 당론에 따라 반대표를 던진 것을 감안하더라도 6명의 추가 이탈이 나오면 탄핵안이 가결된다.

민주당은 또 한 대표와 한 총리가 당분간 국정을 운영하는 것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두 사람에게 어떤 권한도 없다는 이유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대통령 직무 정지만이 유일하게 헌법에 정해진 절차이고, 그 외 어떤 주장도 위헌이자 내란 지속 행위"라며 "윤 대통령과 한 총리, 한 대표가 합의한다고 해도 위헌 통치는 1분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총리가 국정운영의 중심이 되는 것은 헌법상 불가능하다"며 "독자적 행정부 통할권, 공무원 임명권, 법령심의권, 외교권을 행사할 수 없고, 무엇보다 군 통수권도 행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