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서울대 교수 기말시험 취소 "역사 페이지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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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되자 외신들도 이를 신속하게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 실책 이후 탄핵을 피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표결 불발은 추가적인 정치적 혼란과 대통령 사임에 대한 대중의 요구 증대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의 탄핵 시도가 실패로 끝나면서 이번 주 짧은 계엄령 발효 이후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격변과 불확실성이 길어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통령 탄핵 시도가 무산된 것은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혼란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
미국 주요 언론이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가운데 한 서울대 교수가 같은 날 밤 공지를 통해 기말시험을 취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시선을 끌고 있다.
서울대 A 교수는 "수험생 여러분, 불행하게도 안녕하지 못한 밤이다"라면서 "지난주 강의 이후에 우리 사회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하면서 과연 우리 강의의 매듭을 이렇게 짓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운을 뗐다.
A 교수는 "결론적으로 다음 주 월요일에 예정된 기말 지필 시험은 취소한다"면서 "대신 기말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평가 방식을 변경한다"고 했다.
이어 "평가 역시 강의의 일환이고 강의의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교육과 사회를 연결 짓는 관점을 나누고자 했던 이 강의의 목적과 취지를 생각할 때, 지필 평가 형식은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상의 평화가 위태로워진 시기에 마치 강의실 밖에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책상 앞에 앉아 정해진 답안을 작성하고 있는 장면은 떠올릴수록 괴이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라면서 "또한 세상에 대한 관심을 애써 돌려 시험 준비에 더 많은 공을 쏟는 학생이 더 높은 성적을 얻게 되는 구조라면 평가의 목적은 상실되고 오히려 누군가에게는 불공정한 것이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A 교수는 "보고서 작성 기한은 가능한 여유 있게 드릴 테니, 부디 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눈여겨보시고 우리 사회가 무엇을 배우지 못했고, 또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고민해 보시기를 바란다"면서 "미리 시험 준비를 하고 있던 분들에게는 긴히 양해를 구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해당 교수는 서울대 공대 교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 실책 이후 탄핵을 피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표결 불발은 추가적인 정치적 혼란과 대통령 사임에 대한 대중의 요구 증대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의 탄핵 시도가 실패로 끝나면서 이번 주 짧은 계엄령 발효 이후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격변과 불확실성이 길어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통령 탄핵 시도가 무산된 것은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혼란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
미국 주요 언론이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가운데 한 서울대 교수가 같은 날 밤 공지를 통해 기말시험을 취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시선을 끌고 있다.
서울대 A 교수는 "수험생 여러분, 불행하게도 안녕하지 못한 밤이다"라면서 "지난주 강의 이후에 우리 사회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하면서 과연 우리 강의의 매듭을 이렇게 짓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운을 뗐다.
A 교수는 "결론적으로 다음 주 월요일에 예정된 기말 지필 시험은 취소한다"면서 "대신 기말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평가 방식을 변경한다"고 했다.
이어 "평가 역시 강의의 일환이고 강의의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교육과 사회를 연결 짓는 관점을 나누고자 했던 이 강의의 목적과 취지를 생각할 때, 지필 평가 형식은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상의 평화가 위태로워진 시기에 마치 강의실 밖에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책상 앞에 앉아 정해진 답안을 작성하고 있는 장면은 떠올릴수록 괴이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라면서 "또한 세상에 대한 관심을 애써 돌려 시험 준비에 더 많은 공을 쏟는 학생이 더 높은 성적을 얻게 되는 구조라면 평가의 목적은 상실되고 오히려 누군가에게는 불공정한 것이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A 교수는 "보고서 작성 기한은 가능한 여유 있게 드릴 테니, 부디 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눈여겨보시고 우리 사회가 무엇을 배우지 못했고, 또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고민해 보시기를 바란다"면서 "미리 시험 준비를 하고 있던 분들에게는 긴히 양해를 구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해당 교수는 서울대 공대 교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