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인간의 능동성 강화…AI가 복제못할 창의성 길러야"
“인공지능(AI)은 인간의 능동성을 약화하지 않고 오히려 강화할 것입니다.”

이달 초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스테파니아 지아니니 유네스코 교육 사무총장보(사진)는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디지털 시대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AI가 교육 과정에 통합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아니니 사무총장보는 우리 모두 AI를 적극 배우고 활용하는 ‘AI 세대’의 일원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AI와 차별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AI 시대의 교육은 암기와 기술적인 역량을 넘어 AI가 복제할 수 없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며 “창의성, 비판적 사고, 공감 능력, 적응력, 협력 등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확대를 위한 인프라 투자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전 세계 초등학교 4곳 중 1곳은 전기가 없고, 60%는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AI를 통한 학습을 할 수 없다”며 “유네스코는 ‘공공 디지털 학습 게이트웨이’ ‘디지털 혁신 협력’ 등과 같은 활동을 통해 각국이 디지털 학습 플랫폼과 교육 생태계를 강화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교육부 장관을 지내기도 한 지아니니 사무총장보는 ‘등수 매기기’ 중심의 한국 교육에 변화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서열화는 점점 복잡해지는 미래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지아니니 사무총장보는 “석차가 중요한 교육 방식은 단기적이고 경쟁적”이라며 “미래와 세계가 직면한 복잡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기 어려운 교육”이라고 지적했다.

저출생으로 학령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학위와 교육 방식에서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대학 졸업 후 학위를 주는 기존의 해법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는 “마이크로 자격증과 같이 다양한 자격증을 제공하고 재교육, 기술 향상 및 성인학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접근 기회를 줘야 한다”며 “개인과 사회의 변화하는 요구에 부응해야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별, 장애로 교육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교육이 소수의 특권이 돼서는 안 된다”며 “정부 투자를 늘리고, 누구나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