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코노미'의 해…정치 이슈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컸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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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당선부터
尹 비상계엄 사태까지
정치 이슈 유난히 많아
아르헨티나 밀레이
시장경제 개혁 성공
韓, 혼란 차단 못하면
경제 추락 위험 높아
尹 비상계엄 사태까지
정치 이슈 유난히 많아
아르헨티나 밀레이
시장경제 개혁 성공
韓, 혼란 차단 못하면
경제 추락 위험 높아
올해는 각국 통수권자와 관련된 정치 이슈가 유난히 많은 한 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영국 리시 수낵 총리 조기 퇴진, 프랑스 미셸 바르니에 정부 붕괴,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 퇴진,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조치 등 이루 거론할 수 없을 정도다.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컸던 만큼 ‘폴리코노미(policonomy)’ ‘폴리큐리티(policurity)’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각국 통수권자와 관련된 정치 이슈가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세 가지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합법성, 높은 국민 지지도, 건전한 펀더멘털 요건이다. 이를 충족했을 때는 긍정적(+) 영향을, 미충족했을 때는 부정적(-) 영향이 나타난다. ‘+’ 혹은 ‘-’ 영향의 지속 여부는 해당 정치 이슈의 팬 차트상 편향성에 좌우된다. 리스크 이론상 통수권자와 관련된 정치 이슈는 어쩌다 한 번 발생하는 롱테일 리스크가 대부분이다. 이 단계에서 차단할 수 있다면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단기에 그친다. 하지만 빈도가 잦아지는 테일 리스크, 팻테일 리스크로 진전해 정규분포상 평균치에 도달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지면서 다중 공선형 복합위기가 발생한다.
올해 폴리코노미, 폴리큐리티의 대표적 사례는 트럼프 당선 이후 나타나고 있는 트럼프 트레이드다. 3대 충족 요건을 충족했을 뿐 아니라 ‘레드 스윕’까지 받쳐줘 의외로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미국 대선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트럼프 트레이드의 양대 상징인 테슬라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은 각각 40% 넘게 올랐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내년 1월 20일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트럼프 트레이드가 지속될 것이냐가 관심사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노믹스 2.0을 이끌어갈 트럼프 당선인,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 그리고 경제 컨트롤타워인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가 모두 기업인과 금융인 출신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노믹스 2.0의 핵심인 선별적 리쇼어링이 효과를 봐서 양질의 노동, 자본, 기업을 유치하면 미국 경제와 증시는 호황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마약, 동성애, 낙태 등을 근절해 총요소생산성까지 끌어올리면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상이 실현될 확률은 더 높아진다.
반면에 올해 유럽은 핵심 회원국(good apples)들이 이 3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증세를 골자로 한 예산안을 밀어붙이다가 62년 만에 무너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축출될 위기에 놓였다. 독일의 울라프 숄츠 총리도 내년 2월에 치러질 총선을 계기로 물러날 것이 확실시된다.
핵심 회원국이 폴리코노미로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과연 유럽통합이 붕괴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난민, 불법 이민 등과 같은 민감 정치 이슈로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제2의 브렉시트 요구가 거세다. 스페인 카탈루냐,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서는 분리독립 운동이 지속되고 있다. 120년 역사를 가진 유럽통합이 깨진다면 세계 최대 폴리코노미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중에서 폴리코노미와 폴리큐리티로 성공한 국가는 단연 아르헨티나다. 1년 전 전기톱 공약으로 대변되는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출범할 당시 정부 부처와 공무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무정부 공약’, 부패 온상인 국영기업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공약’, 중앙은행과 페소화 폐지를 통한 ‘초인플레이션 대책’, 화폐개혁을 통해 법정 통화를 달러화로 하자는 달러라이제이션 등을 내걸었는데 하나같이 경제와 증시에 커다란 영향을 줄 정치 이슈였다.
아르헨티나는 3대 요건 중 가장 중요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폴리큐리티 면에서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아르헨티나 주가가 1년 만에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높은 135%의 상승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폴리코노미 면에서 개혁 정책의 ‘J-커브 효과’로 아직 성장률이 회복되지 않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제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네루·간디 정치 세력과 브라만 층의 저항이 있었지만 지난 4월과 5월 치러진 인도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세 번째 승리를 한 것은 올해 폴리코노미의 성공 사례로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 인도 경제는 내부적으로 성장통을 앓고 대외적으로 미국이 관세와 수출 통제 압력을 집중하는 중국을 제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는 예기치 못한 계엄 조치가 3대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않아 해제된 이후에도 금융시장에 난기류가 지속되고 있다. 현시점에서 혼란을 차단하지 못하면 물가와 수출 증가율 그리고 성장률까지 1%대로 추락해 중남미화의 상징인 ‘1·1·1 쇼크’에 직면할 위험이 높다. ‘프로보노 퍼블릭코’(pro bono publico·공공선)를 바탕으로 이제부터는 경제와 증시를 살려야 할 때다.
각국 통수권자와 관련된 정치 이슈가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세 가지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합법성, 높은 국민 지지도, 건전한 펀더멘털 요건이다. 이를 충족했을 때는 긍정적(+) 영향을, 미충족했을 때는 부정적(-) 영향이 나타난다. ‘+’ 혹은 ‘-’ 영향의 지속 여부는 해당 정치 이슈의 팬 차트상 편향성에 좌우된다. 리스크 이론상 통수권자와 관련된 정치 이슈는 어쩌다 한 번 발생하는 롱테일 리스크가 대부분이다. 이 단계에서 차단할 수 있다면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단기에 그친다. 하지만 빈도가 잦아지는 테일 리스크, 팻테일 리스크로 진전해 정규분포상 평균치에 도달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지면서 다중 공선형 복합위기가 발생한다.
올해 폴리코노미, 폴리큐리티의 대표적 사례는 트럼프 당선 이후 나타나고 있는 트럼프 트레이드다. 3대 충족 요건을 충족했을 뿐 아니라 ‘레드 스윕’까지 받쳐줘 의외로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미국 대선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트럼프 트레이드의 양대 상징인 테슬라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은 각각 40% 넘게 올랐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내년 1월 20일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트럼프 트레이드가 지속될 것이냐가 관심사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노믹스 2.0을 이끌어갈 트럼프 당선인,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 그리고 경제 컨트롤타워인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가 모두 기업인과 금융인 출신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노믹스 2.0의 핵심인 선별적 리쇼어링이 효과를 봐서 양질의 노동, 자본, 기업을 유치하면 미국 경제와 증시는 호황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마약, 동성애, 낙태 등을 근절해 총요소생산성까지 끌어올리면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상이 실현될 확률은 더 높아진다.
반면에 올해 유럽은 핵심 회원국(good apples)들이 이 3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증세를 골자로 한 예산안을 밀어붙이다가 62년 만에 무너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축출될 위기에 놓였다. 독일의 울라프 숄츠 총리도 내년 2월에 치러질 총선을 계기로 물러날 것이 확실시된다.
핵심 회원국이 폴리코노미로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과연 유럽통합이 붕괴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난민, 불법 이민 등과 같은 민감 정치 이슈로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제2의 브렉시트 요구가 거세다. 스페인 카탈루냐,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서는 분리독립 운동이 지속되고 있다. 120년 역사를 가진 유럽통합이 깨진다면 세계 최대 폴리코노미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중에서 폴리코노미와 폴리큐리티로 성공한 국가는 단연 아르헨티나다. 1년 전 전기톱 공약으로 대변되는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출범할 당시 정부 부처와 공무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무정부 공약’, 부패 온상인 국영기업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공약’, 중앙은행과 페소화 폐지를 통한 ‘초인플레이션 대책’, 화폐개혁을 통해 법정 통화를 달러화로 하자는 달러라이제이션 등을 내걸었는데 하나같이 경제와 증시에 커다란 영향을 줄 정치 이슈였다.
아르헨티나는 3대 요건 중 가장 중요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폴리큐리티 면에서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아르헨티나 주가가 1년 만에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높은 135%의 상승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폴리코노미 면에서 개혁 정책의 ‘J-커브 효과’로 아직 성장률이 회복되지 않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제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네루·간디 정치 세력과 브라만 층의 저항이 있었지만 지난 4월과 5월 치러진 인도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세 번째 승리를 한 것은 올해 폴리코노미의 성공 사례로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 인도 경제는 내부적으로 성장통을 앓고 대외적으로 미국이 관세와 수출 통제 압력을 집중하는 중국을 제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는 예기치 못한 계엄 조치가 3대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않아 해제된 이후에도 금융시장에 난기류가 지속되고 있다. 현시점에서 혼란을 차단하지 못하면 물가와 수출 증가율 그리고 성장률까지 1%대로 추락해 중남미화의 상징인 ‘1·1·1 쇼크’에 직면할 위험이 높다. ‘프로보노 퍼블릭코’(pro bono publico·공공선)를 바탕으로 이제부터는 경제와 증시를 살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