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수수료 이견 탓에 ‘블랙아웃’(방송 송출 중단) 사태까지 맞은 케이블TV 업계와 CJ온스타일 간 갈등이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장기화할 전망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지난 5일 0시를 기점으로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 송출을 중단했다. 송출 수수료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TV 홈쇼핑사들은 케이블TV 사업자에 채널 이용 대가인 송출 수수료를 지급하는데, 최근 과다한 송출 수수료가 도마에 올랐다. CJ온스타일은 이들 케이블 TV 3사가 협상자료 요구를 불이행하고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등 정상적인 협상이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케이블TV업계는 CJ온스타일이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반박했다. “CJ온스타일이 제시한 복수의 협의안은 8VSB(아날로그 송출 방식인 단방향 상품) 가입자 제외, 데이터홈쇼핑 송출 중단 후 채널 이동, 50% 이상의 송출 수수료 인하 등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란 것이다. 한국케이블TV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CJ온스타일의 무책임한 행보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지난 30년간 홈쇼핑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며 구축한 상호 의존적 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결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CJ온스타일 관계자는 “협회가 마치 케이블TV 전체에 대한 송출을 중단하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확대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계약 갈등을 넘어 유료방송 생태계를 위협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협회 측은 송출 수수료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콘텐츠 제작비로 활용되며, 시청권 보장과 고품질 방송 콘텐츠 제작을 가능하게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홈쇼핑도 시장을 확장했고, SO는 이를 재원으로 저렴한 요금으로 양질의 방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주 1회 하던 대가검증협의체를 수시로 열기로 했다. 지난 6일에도 협의체 회의를 열어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송출 중단과 관련해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이 지켜지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살피고, 추후 시정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이승우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