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도 휘청, 통상질서 재편 골든타임 허송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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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로 불안정한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경제 버팀목인 수출에도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미래 수출산업으로 급부상한 K방산에서의 잇따른 부정적 신호가 대표적이다.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문 일정을 접었고, 해외 군 관계자의 국내 조선소 함정 건조 현장 방문도 뚝 끊겼다. 스웨덴 총리는 비즈니스·산업·에너지장관, 무역장관을 동반한 5~6일 방한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탄핵 국면에서는 내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노무현·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례로 여실히 입증된 터다. 예고된 내수 침체 국면에서 수출마저 타격을 입는다면 구조적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차기 미국 대통령의 ‘보편 관세’ 공약으로 글로벌 통상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라는 점도 충격을 배가할 것이다. 수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같은 핵심 의제를 다룰 정상 외교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조치로 지금까지의 금융시장 변동성은 우려보다 크지 않았다. 하지만 수출·통상 전선에 타격이 확인된다면 이후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해외 투자자들도 바로 이 지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출이 14개월째 늘고 있지만 증가율은 4개월째 둔화 중이라는 점에서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을 전후한 연말 연초가 골든타임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계엄보다 트럼프 관세가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확한 진단이다. 지금부터 한두 달을 허송세월하면 수출기업들이 교역조건에서 불이익을 받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저가·덤핑 공세를 강화하는 중국발 통상질서 급변도 큰 위협이다.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석유화학, 철강 등 다수 주력 수출 품목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이 불가피하다. 간판 수출상품인 반도체 업황도 피크를 지나는 모습이다. 중국발 반값 공세로 D램 범용제품 가격이 11월 한 달간 20%나 급락했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통제 조치 발표 바로 다음 날 갈륨, 게르마늄 등 원자재 수출 제한에 나서며 맞불로 대응했다. 대기업은 그나마 자구책을 세워볼 수 있지만 해외 네트워크가 부족해 직접 수출 활로를 뚫어야 하는 작은 기업들에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비상시기를 돌파하려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경제팀의 적극적 리더십 발휘가 필수다. ‘선출 받지 않은 권력’이라며 몸을 사리는 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자초할 뿐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비관만 할 필요는 없다. 대규모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가 진행되는 등 한국 수출에 유리한 흐름도 적잖다. 수출이라는 소 키우기에 민관이 한마음으로 협력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탄핵 국면에서는 내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노무현·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례로 여실히 입증된 터다. 예고된 내수 침체 국면에서 수출마저 타격을 입는다면 구조적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차기 미국 대통령의 ‘보편 관세’ 공약으로 글로벌 통상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라는 점도 충격을 배가할 것이다. 수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같은 핵심 의제를 다룰 정상 외교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조치로 지금까지의 금융시장 변동성은 우려보다 크지 않았다. 하지만 수출·통상 전선에 타격이 확인된다면 이후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해외 투자자들도 바로 이 지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출이 14개월째 늘고 있지만 증가율은 4개월째 둔화 중이라는 점에서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을 전후한 연말 연초가 골든타임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계엄보다 트럼프 관세가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확한 진단이다. 지금부터 한두 달을 허송세월하면 수출기업들이 교역조건에서 불이익을 받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저가·덤핑 공세를 강화하는 중국발 통상질서 급변도 큰 위협이다.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석유화학, 철강 등 다수 주력 수출 품목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이 불가피하다. 간판 수출상품인 반도체 업황도 피크를 지나는 모습이다. 중국발 반값 공세로 D램 범용제품 가격이 11월 한 달간 20%나 급락했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통제 조치 발표 바로 다음 날 갈륨, 게르마늄 등 원자재 수출 제한에 나서며 맞불로 대응했다. 대기업은 그나마 자구책을 세워볼 수 있지만 해외 네트워크가 부족해 직접 수출 활로를 뚫어야 하는 작은 기업들에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비상시기를 돌파하려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경제팀의 적극적 리더십 발휘가 필수다. ‘선출 받지 않은 권력’이라며 몸을 사리는 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자초할 뿐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비관만 할 필요는 없다. 대규모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가 진행되는 등 한국 수출에 유리한 흐름도 적잖다. 수출이라는 소 키우기에 민관이 한마음으로 협력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