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 기계 만들었다"…주가 급등락에 웃는 비트코인 투자주[글로벌 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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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투자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
1989년 소프트웨어기업 창립해 급성장했으나
닷컴버블에 붕괴…20년만에 비트코인으로 부활
주가 급등락 시 수익률 내는 전환사채 발행
"의자뺏기 게임" 주가 정체 시 붕괴 우려도
1989년 소프트웨어기업 창립해 급성장했으나
닷컴버블에 붕괴…20년만에 비트코인으로 부활
주가 급등락 시 수익률 내는 전환사채 발행
"의자뺏기 게임" 주가 정체 시 붕괴 우려도
!["돈버는 기계 만들었다"…주가 급등락에 웃는 비트코인 투자주[글로벌 종목탐구]](https://img.hankyung.com/photo/202412/01.38902706.1.jpg)
급성장, 붕괴, 그리고 부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MST 주가는 지난달 6일 미국 대선 이후 9일(현지시간)까지 60.3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상승률인 40.34%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MST 주가는 전년 대비 5.5배, 5년 전보다는 25배 상승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러한 MST의 서사를 "금융과학소설이 현실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MST는 마이클 세일러 현 이사회 의장이 1989년 창립한 소프트웨어 개발사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기업 의사결정 지원 소프트웨어가 주력 상품이었다. MST는 1992년 맥도날드와 1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1990년부터 1996년까지 연평균 매출증가율 100%를 기록하며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 MST는 1998년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하며 성공일로를 걷는가 싶었지만 2000년 닷컴버블을 정통으로 맞고 주가가 전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돈버는 기계 만들었다"…주가 급등락에 웃는 비트코인 투자주[글로벌 종목탐구]](https://img.hankyung.com/photo/202412/01.38902303.1.jpg)
이후 MST는 비트코인을 꾸준히 늘려 9일 기준 42만3650개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 유통되는 전체 비트코인 1980만개의 약 2% 수준이다. MST를 대표하는 사업은 본업인 소프트웨어 개발이 아닌 부업인 비트코인 투자로 자리매김했다.

비트코인 유동성을 수익률로
그렇다면 MST의 주가 수익률은 어떻게 비트코인 가격 상승률을 상회했을까. 비결은 레버리지다. 미 대선을 앞두고 세일러 의장은 3년에 걸쳐 주식·채권 발행을 통해 420억달러(약 59조원)를 조달하고 이를 통해 비트코인을 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세일러 의장은 "우리가 비트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은 본질적으로 비트코인을 레버리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MST의 자금 조달 무기는 '전환사채(CB)'다. 전환사채는 발행 기업의 주가가 특정 수준에 도달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MST는 지난달 쿠폰금리 0%, 5년 만기인
CB 30억달러(약 4조2700억원)를 발행했다. 행사가격은 672달러로 주가가 발행 당시인 433달러보다 55% 오르면 전환 가능하다. 자체 규정 상 암호화폐를 투자할 수 없는 채권 펀드들도 MST의 CB에 주목했다. 칼라모스파트너스, 린든어드바이저, 컨텍스트캐피털 등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MST 채권을 사들였다.
!["돈버는 기계 만들었다"…주가 급등락에 웃는 비트코인 투자주[글로벌 종목탐구]](https://img.hankyung.com/photo/202412/01.38902306.1.jpg)
MST의 지난 252일 간 변동성은 106%로 하루 평균 6.6%에 달한다. 30일 옵션 내재변동성은 비트코인의 2.5배다. MST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MST 옵션이 S&P500 어떤 주식보다도 내재변동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변동성을 수익화 수단으로 삼은 셈이다.
반대로 비트코인 가격이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거나 주가 흐름이 잠잠해질 경우 이러한 트레이딩이 순식간에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데이비드 트레이너 뉴컨스트럭츠 CEO는 "MST는 음악이 멈출 때까지 놀다가 부딪히기 전에 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의자뺏기 게임이 됐다"라며 "주가가 폭락할 때 주주들을 짓밟을 거대한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