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등 국정 배제’를 발표하면서 군 통수권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헌법상 탄핵 등 절차가 없으면 군 통수권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신뢰를 잃은 윤 대통령이 군 통수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크다.

한 대표는 8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전까지 국무총리가 당과 긴밀히 협의해 민생과 국정을 차질 없이 챙길 것”이라며 “퇴진 전이라도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 대표는 ‘외교’ 분야만 거론했고, 국방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 통수권은 헌법상 원칙적으로 대통령에게 있고, 탄핵과 같은 법적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한덕수 총리 등이 행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군이 유사시 군 통수권자인 윤 대통령의 명령을 온전히 따를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미 2선 후퇴를 선언한 윤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할 의지가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지난 6일 ‘비상계엄 관련 국방부 입장’ 발표에서 “만약 계엄 발령에 관한 (대통령의) 요구가 있더라도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를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측은 “2차 계엄과 같이 위헌 소지가 큰 명령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적법한 군사작전에 대한 통수권자의 명령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해명했다.

정부가 명확한 군 지휘체계를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군을 통솔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대통령 직무정지만이 유일하게 헌법에 정해진 절차이고, 그 외 어떤 주장도 위헌이자 내란 지속 행위”라며 “군 통수권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