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혁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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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탄핵 정국 등으로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하방 리스크(위험)가 커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앞서 2006년, 2016년 탄핵정국 당시에는 한국 경제가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이번 탄핵 정국에서는 대내외 여건에 비춰 경제가 악화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골드만삭스는 9일 '짧은 계엄령 사태의 여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시장 평균보다 낮은 1.8%로 유지하지만 리스크는 점점 더 하방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과거의 정치적 혼란은 성장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앞선 두 사례에서 한국 경제는 2006년 중국 경기 호황, 2016년 반도체 사이클의 강한 상승세에 따른 외부 순풍에 힘입어 성장했다"면서 "2025년 한국은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지닌 국가들과 함께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외부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더욱 취약하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파장은 더 클 것이란 관측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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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로는 사실상 '관리인(caretaker) 정부'가 금융 시장과 거시경제 안정성 확보·유지에 힘쓰며 기존 정책을 시행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자산 보유액이 과도한 시장 불안과 원화 가치 급락 발생 시 증권·외환시장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고, 통화·재정 정책 여력도 충분하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긴급 유동성 지원과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예고한 추가 정책금리 인하 등 추가적인 통화 부양책이 이미 준비 중에 있다"며 "정치적 안정이 회복되고 잠재적인 과도기적 조치가 명확해지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 정부 부채를 고려할 때 향후 재정 완화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성장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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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에서 탄핵 정국이 경제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400선이 깨졌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30원을 돌파했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번주 금융지주 회장까지 포함한 긴급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개최하는 안을검토하고 있다. 부문별 리스크 관리와 비상 위기 대응 체계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와 은행 외화유동성 상황 등을 점검하고,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하는 등 정치적 리스크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속 국내외 충격파 대비를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