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묵 블록버스터가 덕수궁 안으로…중국인도 놀란 국보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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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한중 교류 수묵화 전시 '수묵별미'
중국 '국보급 그림' 5점 비롯
한중 작품 148점으로 느끼는 수묵의 맛
한중 교류 수묵화 전시 '수묵별미'
중국 '국보급 그림' 5점 비롯
한중 작품 148점으로 느끼는 수묵의 맛

그렇다고 먹의 향기가 주는 매력까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별미로서의 동양화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짙고 옅은 먹빛만으로 험준한 산과 굽이치는 강, 아련한 물안개를 담아내는 수묵화의 여운은 번잡한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우아한 휴식을 준다. 아쉬운 건 이런 수묵화의 매력을 직접 느낄 기회가 드물다는 점. 절대 다수의 전시가 주류인 서양미술 위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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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 있는 중국화 1부 전시를 가장 주목할 만하다. 중국 국가문물들이 모두 모여 있는 전시관이다. 배원정 학예연구사는 “1급 문물 5점을 본 중국인 관람객들이 ‘어떻게 이런 작품들이 한국에 모였냐’고 놀랄 정도로 귀한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중국 역사의 아픈 점을 꼬집은 작품들이 함께 나왔다는 점도 흥미롭다. 문화대혁명 시기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지식인의 모습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라오빙슝의 ‘자조’가 특히 인상적이다. 항아리에 갇혔던 한 지식인이 항아리가 깨진 뒤 손발을 옴짝달싹 하지 못하는 모습을 그렸다. 소수민족 노인을 그린 리보안의 작품 '루좡 노인'도 마찬가지다. 격동의 중국 현대사 속 소수민족으로 겪어야 했던 삶의 굴곡이 노인의 얼굴에 주름살로 새겨져 있다. 반면 양즈광의 ‘광산의 새로운 일꾼’, 황안런의 ‘대지의 새로운 현’ 등은 체제 선전의 의도가 엿보이는 작품들이다. 중국화 2부에는 1990년대 이후 작가들의 작품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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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역사의 차이를 반영하듯 양국의 작품은 그 모습이 전혀 다르다.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는 전시다. 전시는 내년 2월 16일까지 열린 뒤 중국 베이징으로 장소를 옮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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