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주원 아나운서,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 /사진=MBC, 뉴스1
엄주원 아나운서,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 /사진=MBC, 뉴스1
엄주원(38) MBC 아나운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고 대통령의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강조하고 있는 국민의힘의 행보와 관련해 소신을 밝혀 화제다. 엄 아나운서는 엄태영(66)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다.

엄 아나운서는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정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 계엄을 막지 못해 국가 위기를 방조한 한 총리가 '수습'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는 현실. 탄핵 반대-직무 정지-조기 퇴진으로 매일 입장을 바꾸며 정국을 혼란스럽게 만든 한 대표가 '질서'를 입에 올리는 현실. 이 모든 게 비현실적"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한 대표는 어떻게든 108명이 (당론대로 반대하더라도) 투표하도록 이끌었어야 한다. 혹시나 8명이 이탈할까 봐 아예 투표를 못 하게 한 것 같은데 그 또한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황은 질서 있는 퇴진으로 수습할 수 없다"며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퇴진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엄 아나운서는 아버지인 엄태영 의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표결에 대해서 익명 계정으로 제게 따지는 분들께 말씀드린다.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면서 "평생 업보고 받아들이고 살아왔기에 연좌제 운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개개인의 입장은 다른 것이고, 치열하게 토론하되 결정과 책임은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자신은 휴가 중으로 탄핵 정국에서 뉴스를 진행할 일이 없어 앵커가 아닌, 개인의 의견으로 받아들여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195명만 표결에 참여해 정족수 미달로 자동 폐기됐다. 국민의힘 의원 105명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안철수·김상욱·김예지 의원 3명만 투표했다.

민주당은 지속적으로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오는 14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