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관광객들이 상품을 살펴보는 모습./사진=뉴스1
지난 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관광객들이 상품을 살펴보는 모습./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명동 등 서울 주요 상권과 여의도, 광화문 호텔가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평일인 이날 낮 명동 거리는 외국인 관광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길거리나 매장이 붐비는 정도는 아니다. 관광 목적으로 명동을 찾은 외국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명동교자 건물 앞에는 인근 직장인들과 함께 줄을 서 있는 외국인들만 있었다.

길거리에서 호객행위를 하던 한 화장품 가게 직원은 "최근 좀 명동 상권이 살아나나 했는데 주말부터 외국인들이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때처럼 거리가 텅 빈 정도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된 올리브영에서는 화장품이 놓인 매대마다 외국인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출장으로 한국을 찾았다는 디아니씨는 "한국 정치 상황을 알고는 있다"며 "정확하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다 보니 그냥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는 일본 국적의 모녀는 "내일 돌아가는데 여행을 마치기 전까지 큰일은 없을 것 같다"며 "여행하기 불안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주말 집회가 이어지는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 호텔도 현재까지는 큰 변화는 없다면서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유의미한 취소 움직임은 없지만 앞으로 사태가 장기화하면 숙박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광화문 근방의 한 호텔 관계자는 "계엄 사태 직후 3∼4일간 일부 외국인 투숙객이 예약을 취소했다"며 "주말 대규모 시위가 진행되며 식음 업장 예약도 조금 줄었다. 손님들이 교통 혼잡 등을 우려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시청 인근의 다른 호텔에서는 정부 기관이 잡아놓은 마이스(MICE) 예약이 대부분 연기된 상태다. 여의도의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대사관에서 공지한 영향인지 외국인 투숙객의 문의 전화는 꽤 들어온다"며 "실제 취소로 이어진 건도 있었으나 크게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