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윤석열 정권 2년7개월, 코스피 하락률 10%…증시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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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0.7% 하락, 코스닥 무려 30% 가까이 급락
美다우 35%·日닛케이 44%·中상하이 13% 올라

정치적 불확실성 커졌지만…탄핵 학습 효과도 주목
내수주 피하고…화장품 업종 주목하란 전망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주식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부결로 흔들리는 가운데 윤석열 정권 약 2년 7개월 동안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국가 증시가 기술주 랠리와 금리 인하 기조 등에 힘입어 대부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내는 동안 국내 증시만 상승 랠리에서 소외되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5월 6일을 기준으로 국회 탄핵소추안 부결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9일까지 10.7%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29.1%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윤 대통령이 20대 대통령 후보 당시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를 찾아 "글로벌 유동성 공급 축소 충격에도 끄떡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자본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지만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로 불거진 탄핵 정국에 약속 이행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윤 대통령 재임 기간 국내 증시 하락률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참담한 수준이다.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윤 대통령 취임 직전일부터 이달 6일까지 35.6% 상승하며 '다우 4만 시대'를 열었다.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도 각각 63.5%, 47.7% 급등했다. 이 기간 일본 닛케이225지수 44.6%,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3.4% 올랐다.

하방 열려 vs 탄핵 학습 효과

시장에선 탄핵 정국이 본격화하면서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 장세에 돌입했단 분석이 나온다. 외국계 증권사 골드만삭스는 이날 '짧은 계엄령 사태의 여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시장 평균보다 낮은 1.8%로 유지하지만 리스크는 점점 더 하방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당분간 증시 변동성은 커지겠으나 저가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의가 본격화된 2016년 10월 25일부터 헌법재판소가 탄핵 인용을 결정한 2017년 3월 10일까지 코스피지수는 3.25% 상승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2004년 3월 1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3% 하락한 848.80에 마감했지만, 이내 안정세를 되찾아 그해 4월 6일 900선을 넘으면서 탄핵안 발의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대통령 탄핵에 대한 학습 효과가 있는 만큼 증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수출주' 화장품株 주목… 내수주 주의

국정 공백에 따른 정책 타격이 적으면서 실적이 늘어나는 업종을 눈여겨보란 조언도 나온다. 증권가는 화장품 업종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화장품 업종의 낙폭이 펀더멘탈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는 게 전반적인 증권가의 컨센서스다.

NH투자증권은 화장품 업종의 내년 전망에 관해 수출이 증가하며 계단식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봤다. 교보증권도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가성비가 높은 중소형 브랜드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만큼 K뷰티산업의 구조적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화장품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13배 수준까지 떨어졌고 수출 증가율에 대한 우려나 실적 눈높이 조정이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탄핵 정국에 들어서면서 소비재 등 내수 업종에 대해선 신중하게 투자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업종은 사회 혼란과 소비자심리 둔화에 따른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