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發 고환율에 오버행까지…제주항공 "나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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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이후 항공업계의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감했던 여객 수요가 최근 회복세를 보였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라는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메가 LCC' 탄생까지 예고되면서 특히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분기 적자에서 벗어난 제주항공의 4분기 전망은 어둡다. 제주항공은 3분기 영업이익 395억원을 달성해 직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호실적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항공 주가는 3분기 실적 발표일인 지난달 5일 이후 이날까지 12.01% 급락했다.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만한 악재가 연달아 터진 탓이다. 4분기는 항공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 이후 이어진 달러 강세는 비상계엄 이후 극심해졌다. 항공사는 유류비와 정비비, 보험비는 물론 항공기 구입 비용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한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고정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여행 위험국'으로 인식하면서 살아나던 여객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도 커졌다.
대한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FSC)보다 LCC에 더 큰 타격이 예상되면서 업계 1위 제주항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고환율은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여행)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특히 LCC의 부담이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FSC는 해외에서 발생하는 여객 수익 비중이 40% 안팎이지만 LCC는 국내 아웃바운드 수요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다. 하나증권은 "평균적으로 환율이 높았던 시기의 출국자 수는 과거 대비 감소하거나 증가 폭이 둔화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올해부터 국내 LCC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점도 위기 요인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자사 계열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간 통합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이렇게 탄생하는 통합 LCC는 현재 시장 선두를 달리는 제주항공을 넘어선다. 매출은 단순 합산으로 지난해 기준 통합 LCC가 2조5000억원, 제주항공이 1조7200억원이다. 국제선 여객 수송 점유율도 통합 LCC가 14.9%로 제주항공(10.8%)을 4%포인트 앞선다. 통합 LCC의 위협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업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달을 기점으로 제주항공 주식 364만7242주가 의무보유등록에서 해제된다는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의무보유등록은 일반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대주주 등이 소유한 주식을 일정기간 처분이 제한되도록 한국예탁결제원에 전자 등록하는 제도다. 오버행, 즉 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이슈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제주항공은 이달 들어서만 10% 가까이(9.46%) 빠졌다.
제주항공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우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앞서 "사모펀드(PEF)가 지분을 보유한 항공사는 언젠가는 매각 대상이 된다"며 "인수합병(M&A) 기회가 왔을 때 필요하다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LCC는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등이다. 특히 2019년 한차례 인수를 추진했던 이스타항공이 유력하다는 예상이다. 이스타항공의 단거리 노선을 공략하는 사업 모델도 제주항공과 비슷해 통합시 시너지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제주항공은 지난해부터 직접 구매 방식을 통한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시작했다. LCC 대부분은 운용 리스로 항공기를 빌려 영업한다. 매출이 얼마가 나오든 계약 기간 동안 무조건 지출되는 비용이다. 업황이 나빠지면 항공사 타격이 큰 만큼 구매기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게다가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환율 변동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다. LS증권은 "근거리 노선 위주의 공급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며 "신기재 확보는 이익을 보전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분기 적자에서 벗어난 제주항공의 4분기 전망은 어둡다. 제주항공은 3분기 영업이익 395억원을 달성해 직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호실적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항공 주가는 3분기 실적 발표일인 지난달 5일 이후 이날까지 12.01% 급락했다.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만한 악재가 연달아 터진 탓이다. 4분기는 항공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 이후 이어진 달러 강세는 비상계엄 이후 극심해졌다. 항공사는 유류비와 정비비, 보험비는 물론 항공기 구입 비용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한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고정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여행 위험국'으로 인식하면서 살아나던 여객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도 커졌다.
대한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FSC)보다 LCC에 더 큰 타격이 예상되면서 업계 1위 제주항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고환율은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여행)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특히 LCC의 부담이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FSC는 해외에서 발생하는 여객 수익 비중이 40% 안팎이지만 LCC는 국내 아웃바운드 수요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다. 하나증권은 "평균적으로 환율이 높았던 시기의 출국자 수는 과거 대비 감소하거나 증가 폭이 둔화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올해부터 국내 LCC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점도 위기 요인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자사 계열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간 통합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이렇게 탄생하는 통합 LCC는 현재 시장 선두를 달리는 제주항공을 넘어선다. 매출은 단순 합산으로 지난해 기준 통합 LCC가 2조5000억원, 제주항공이 1조7200억원이다. 국제선 여객 수송 점유율도 통합 LCC가 14.9%로 제주항공(10.8%)을 4%포인트 앞선다. 통합 LCC의 위협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업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달을 기점으로 제주항공 주식 364만7242주가 의무보유등록에서 해제된다는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의무보유등록은 일반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대주주 등이 소유한 주식을 일정기간 처분이 제한되도록 한국예탁결제원에 전자 등록하는 제도다. 오버행, 즉 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이슈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제주항공은 이달 들어서만 10% 가까이(9.46%) 빠졌다.
제주항공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우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앞서 "사모펀드(PEF)가 지분을 보유한 항공사는 언젠가는 매각 대상이 된다"며 "인수합병(M&A) 기회가 왔을 때 필요하다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LCC는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등이다. 특히 2019년 한차례 인수를 추진했던 이스타항공이 유력하다는 예상이다. 이스타항공의 단거리 노선을 공략하는 사업 모델도 제주항공과 비슷해 통합시 시너지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제주항공은 지난해부터 직접 구매 방식을 통한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시작했다. LCC 대부분은 운용 리스로 항공기를 빌려 영업한다. 매출이 얼마가 나오든 계약 기간 동안 무조건 지출되는 비용이다. 업황이 나빠지면 항공사 타격이 큰 만큼 구매기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게다가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환율 변동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다. LS증권은 "근거리 노선 위주의 공급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며 "신기재 확보는 이익을 보전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