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가구의 연평균 소득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의 소득 불평등도는 개선됐지만 자산 격차는 확대됐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9일 발표한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가구 소득은 7185만원으로 전년(6762만원) 대비 6.3%(423만원) 증가했다.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고금리 영향으로 이자를 포함한 재산소득이 28.1% 급증했다. 근로소득도 취업자 증가 등으로 5.6% 늘었다. 가구주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의 소득 증가율(10.0%)이 가장 높았다. 39세 이하 가구 소득은 전년 대비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3.6%)을 큰 폭으로 하회했다. 이는 2015년(1.0%) 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소득 양극화 정도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지난해 0.323으로 전년 대비 0.001포인트 감소했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가 고르고, 1에 근접하면 불평등 정도가 높다는 의미다. 계층 간 순자산 격차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올 3월 말 기준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지니계수는 0.612로 전년 대비 0.007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4022만원으로 1년 전보다 2.5%(1295만원) 증가했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28만원으로 전년 대비 0.6%(58만원) 감소했다. 전체 가구의 평균 부채가 줄어든 것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