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최상목 부총리
경제부처 수장들이 탄핵 정국의 경제적 파장을 차단하기 위해 연일 비상조치 방안을 내놓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가용한 모든 시장 안정 조치를 즉각 시행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금융정책 현안들을 당초 일정과 계획에 따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고 “증시안정펀드 등 기타 시장 안정 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F4 회의는 국회의 탄핵 표결이 이뤄진 7일을 제외하고 매일 열렸다.

최 부총리는 주식시장과 관련해 ‘기업 밸류업 펀드’ 중 300억원이 투입됐고 이번 주 700억원, 다음 주 300억원이 순차 집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주에는 3000억원 규모의 2차 펀드가 추가 조성된다.

채권시장에선 국고채 긴급 바이백(조기 상환) 및 한은의 국고채 단순 매입을 즉시 시행한다. 국고채 유통 물량을 줄여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다.

외환시장에는 필요시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통해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기로 했다. 한은이 금융회사의 외화채권을 사들인 뒤 일정 기간 안에 되파는 방식으로 시장에 달러화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이달 외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구조적 외환 수급 개선 방안도 발표하기로 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김병환 금융위원장
기재부 관계자는 “국제 신용평가사, 국제금융기구, 해외투자자, 주요국 재무장관, 국제 투자은행(IB) 등을 대상으로 부총리 명의 서한을 발송하고 국제금융 협력 대사를 국제기구와 주요국에 파견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F4 회의 직후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과 각 금융협회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이 참석한 금융시장 점검 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금융지주는 신인도 측면에서 최전방에 있다”며 “외국계 금융사·투자자 등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지주사의 안정성과 우리 금융 시스템의 회복력을 적극적으로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금융시장과 외환리스크 점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 시스템 안정과 대외 신인도 유지를 위해 흔들림 없이 주어진 책무를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강현우/박상용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