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상계엄 사태'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습니다.

문제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미국 현지 투자가 역풍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계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배창학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수출 산업에 호재였던 고환율이 악재가 되면서 국내 산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수출 산업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원자재값 상승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 비용과 외화 부채 증가로 손실을 보게 됩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최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현지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고환율에 따른 이익보다 손실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국내 1위 수출품인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에 공장을 짓기 위해 각각 170억 달러, 4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단순 계산 시 달러·원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각각 1,700억 원, 400억 원씩 더 내야 합니다.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역시 미 현지 공장 설립으로 인한 외화 부채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어 원자재 수입 비용이 큰 산업을 살펴보겠습니다.

석유화학, 정유, 철강업계는 원유, 철광석 등의 원재료를 달러로 사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익성이 악화됩니다.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 등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 공장을 폐쇄할 만큼 실적이 부진한 와중에 고환율이라는 또 다른 골칫거리가 생겼습니다.

고환율에 원가는 오르지만, 경기 둔화에 판매가는 올리기 어려워지면서 산업계 전반에 파장이 예상됩니다.


배창학기자 baechanghak@wowtv.co.kr
'계엄發 환율 쇼크'에 국내 산업계 '설상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