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학철 부회장 "트럼프 정책변화, 예고된 것…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 오른쪽)이 미국 공화당 소속 테네시주 상원의원들과 잇달아 만났다.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재계회의 참석차 방미한 신 부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상원에서 마샤 블랙번 의원을 만나 협력 관계를 다졌다. 블랙번 의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1기 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냈던 공화당 핵심인사다.

LG그룹은 북미 최대규모인 LG화학 양극재 공장(건설 중), LG전자 생활가전 공장 착공식,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공장인 얼티엄셀즈 제2 공장 등 테네시주에 잇달아 투자를 이어 오고 있다. 블랙번 의원도 이들 공장 투자 발표식 등에 참석하며 LG그룹과의 관계를 다져 왔다. 블랙번 의원은 회담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신 부회장과의 만남이 "아주 좋았다"면서 "테네시는 최고의 인적자원을 갖고 있고 주세(州稅)가 따로 없다"면서 테네시가 투자하기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IRA에 관한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LG그룹은 1978년에 처음으로 미국에 '금성사'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1981년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연간 50만대 규모 TV 생산법인을 설립하는 등 16개주에 진출해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신 부회장은 "총 투자금액이 39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신 부회장은 10일에는 빌 해거티 의원을 만날 예정이다. 해거티 의원은 올해 미국 상원의원단 아시아 순방 단장으로 방한해 한미일 경제대화에 참석하는 등 한미 경제동맹을 주도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에서 상무장관 입각설이 도는 등 중량감이 큰 인사다.

신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정부가 IRA 및 칩스법에 비판적인 기조여서 우려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어느 행정부가 들어오더라도 변화가 있을 것은 예상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 "중국은 아마 더 쉽지 않은 그런 상황이 될 수 있고, 중국 기업들이 진입이 어려워진다면 그것도 어떤 나라한테, 특히 한국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문제를 기회요인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그런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 미래 투자계획에 관해 "지금은 아무래도 배터리 수요 등이 (줄어서) 홀딩(지연)되는 부분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더 많은 물량이 필요할 것이고 그런 가정 하에서 (블랙번 의원과) 대화했다"고 소개했다. 관세 정책 및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변화로 인한 영향에 관해서는 "아직 분석 중"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내년 기업 경기에 관해서는 "지정학적 변수가 있지만 올해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