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5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왼쪽), 김기현 의원.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5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왼쪽), 김기현 의원.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경제난을 호소하고 있다. 혼돈의 탄핵 정국과 민생경제는 분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야당의 전방위 압박 속에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중진 의원들이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경제난을 호소하는 취지의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곤두박질치고 있는 국내 증시 상황을 거론했다. 김기현 의원도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힌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둘은 나란히 5선 의원이다.

김 의원은 "이 대표와 민주당은 대국민 겁박용 '4조8000억원 감액 예산' 단독 처리 시도를 중단하고, 정부 여당과의 합의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며 "아무리 정치가 혼탁하더라도 경제와 민생까지 집어삼키지는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윤 의원은 "한국 증시가 심각한 불안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증시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경제의 선행 지표이자 대외신인도의 상징인 만큼, 증시가 안정되지 않으면 국민 경제 또한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는 지금의 혼란을 방어하기 위해 기민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매입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 추진, '증시안정기금' 조성을 통해 장기적인 안정책 마련 등을 주문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국가 경제를 지켜야 한다"며 "야당은 예산안 처리와 경제 대책 마련 등 국난 극복을 위해 즉각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불안한 정국에 국내 증시가 급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윤 의원이 최근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반대해도 지역구 유권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지해 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던 만큼, 그의 주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윤 의원이 자신의 발언에 따른 비난의 시선을 돌리고자 이런 글을 올린 게 아니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보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