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가위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비대면 치매 선별 서비스·e커머스 광고 운영 자동화 솔루션. 최근 열린 제66회 AI미래포럼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 국내 유망 AI 스타트업의 서비스다. 한경 긱스와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AI미래포럼(AIFF), 디티앤인베스트먼트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업체와 투자자를 이어주기 위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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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랩, 안정성 높은 유전자 치료 후보 물질 선별

호야랩은 AI 기술을 바탕으로 유전자 가위 치료제 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유현 호야랩 대표는 "해당 치료제 후보 물질은 기존의 안전성 문제와 부작용 문제를 많이 해결하는 물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약을 만들려면 사람 유전자의 단백질 구조를 알아야 하는데 인류가 알아낸 구조는 몇백개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반면 신약 후보 물질이 될 수 있는 물질은 몇억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딥마인드에서 알파폴드를 개발해 최근에 노벨상도 받았는데 유전자 서열을 바탕으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구조를 예측하지만 그 구조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할 기술이 지금 지구상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호야랩은 이런 문제가 없는 검증이 가능한 유전자 치료제를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AI로 분석하는 기술이 발달해 유전자 치료제도 AI로 개발하려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의료 업계에서 치료제 개발에선 안정성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유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신약 개발 회사의 연평균 개발비가 천억원대에 달하고 임상은 4~5년 정도 걸리는데 안정성 문제로 개발이 중단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 경제적 가치가 크다고 생각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AI에선 모델만큼 학습할 데이터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바이오 전공자인 저는 AI를 4년 정도 공부했고 직접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다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어 "호야랩에서 만든 AI 모델로 후보 물질을 실험했는데 기존 방법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호야랩은 후보 물질의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관련 기업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기술 개발이 끝난 상태에서 창업했기 때문에 회사 성장 속도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블테라퓨틱스, 음성으로 치매 판단

에이블테라퓨틱스는 음성 데이터에 분석해 초기 치매를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이 기업은 인지 저하 초기 단계에 나타나는 발화 속 변화를 AI로 분석해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를 선별하는 서비스 스픽을 운영하고 있다. 김형준 에이블테라퓨틱스 대표는 "현재 스픽은 국내에서 200곳 이상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스픽의 중국어 버전의 경우에는 최근 1차 임상이 끝났다"라며 "결과가 잘 나왔고 한국어로 300여명 대상으로 시험할 때보다 정확도가 오히려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중국어 정식 버전이 나오고 상용화는 헬스기기로 먼저 시작하는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정부가 국민 치매 관리를 하는데 문제가 좀 있다"며 "2년에 한 번 검사하는데 검사 기간이 너무 길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에 몇 개 안 되는 전문 기관에 방문해야 하고 진단받지 못하는 기간에 치매가 계속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무증상 단계부터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경도 인지 장애 상태로 넘어갈 때 최대한 빨리 포착하는 것이 회사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검사 방법은 간단하고 십 분 정도 걸리는데 제시한 문제에 답하는 사용자의 음성을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에이블테라퓨틱스는 지난달 싱가포르 명문 난양공대(NTU)와 치매 조기 발견을 위한 공동 연구에 합의하기도 했다. 에이블테라퓨틱스와 NTU는 치매 진단과 디지털 치료 응용을 위한 사업 모델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모바일 앱을 통한 치매 조기 발견의 경제적·사회적 영향력을 분석하기로 했다. 싱가포르 시장을 개척하는데 필요한 앱 현지화와 마케팅 전략 개발은 NTU가 지원하고, 인근 아시아 국가의 규제 환경과 시장 분석 등도 함께 하기로 했다.

에이디디에스, 효율적인 광고 솔루션 제공

에이디디에스는 e커머스 AI 솔루션을 개발·운영하는 기업이다. 김효성 에이디디에스는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어떻게 하면 제품을 잘 팔 수 있을까'를 연구하고 실제로 적용하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로 해외, 특히 북미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브랜드는 해외 진출이 필수고 이렇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저희도 같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커머스에서는 얼마나 제품 노출을 잘하는지, 그 노출의 비용이 얼마인지 등이 중요하다"며 "돈이 무한으로 있다면 모든 상품을 소비자에게 노출할 수 있어서 쉬운 시장이겠지만 비용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노출의 값을 저희가 효율적으로 매기고 그걸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북미 e커머스에서 가장 큰 플랫폼인 아마존을 봐도 키워드 광고가 가장 중요하다"며 "어떤 키워드가 있고 광고 비용으로 얼마에 입찰해야 하는지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시간으로 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사람이 아닌 자동화 프로그램이나 알고리즘의 운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에이디디에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AI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자동화의 좋은 점은 인력의 한계를 해결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시장의 빈틈과 전략을 계속 파악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 수집, 제품 분석, 경쟁사 제품 분석, 소비자의 키워드 선호도 파악, 적당한 키워드 비용 예상 등을 자동화 방식으로 처리한다"고 덧붙였다.

에이디디에스는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자사의 플랫폼을 활용하기 때문에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며 "관련 데이터가 많아지면 솔루션의 정확도도 올라가고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시장의 데이터를 좀 모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