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저축은행·여전사 소집…유동성 관리 강화 주문
탄핵 정국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제2금융권의 '뱅크런' 우려가 커지자,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업계와 여신전문금융업계 CEO들을 소집해 유동성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김병칠 금감원 은행·중소금융 부원장은 10일 저축은행, 여전사 CEO 간담회를 열고 각 업권별로 충분한 가용 유동성 확보와 비상대응체계 재점검, 부실자산의 신속한 정리를 당부했다. 또한 취약차주에 대한 서민 금융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도 강조했다.

김 부원장은 "각 금융회사별 충분한 가용 유동성을 확보하고 비상자금 조달계획 등의 재점검을 통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관리해달라"며 "특히 저축은행은 3중 유동성 대응체제를 재점검해 비상시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당장의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부실자산 정리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경우 자산건전성 악화 지속으로 더 큰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단기손익에 연연하지 말고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자산건전성 확보를 위해 경·공매, 매각 등을 통한 적극적인 부실자산 정리에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현재까지 저축은행 총수신이 큰 증감없이 통상적인 수준의 변동을 유지하고 있으며 예금인출 등에 대비한 가용자금도 적정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여전채 발행과 여전사 외화 자금조달도 차질없이 진행되는 만큼 자금조달과 영업활동도 안정적인 상황으로 평가했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경우 투자수요가 많지 않은 연말 시점인데도 외화 ABS 7억 달러를 발행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여전채 발행과 저축은행 수신 동향 모니터링 과정에서 특이사항 포착시 감독당국과 신속히 공유하고 대응토록 했다. 그러면서도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강화 과정에서 취약 차주에 대한 자금공급이 위축될 우려가 있으니, 중저신용자 등 취약차주들의 자금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있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저축은행업권은 당분간 영업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저축은행업계 CEO는 "당면한 PF사업장 재구조화와 정리계획을 신속히 이행하는 등 건전성 제고 노력을 지속하되, 부실 정리를 통해 확보된 신규 여력은 지역 서민 금융공급 등 본연의 역할을 제고해 나가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여전업권도 "투자자들의 불안감 확대 등에 대비하고 투자자 신뢰 유지를 위해 업권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한다"며 "최근 안정적인 조달여건을 토대로 서민 금융공급 역할을 지속 추진하며, 자산건전성 및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한 수준으로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 부원장과 SBI, KB, 금화, 모아, 애큐온, 웰컴, 한국투자저축은행 등 7개 저축은행 CEO와 저축은행중앙회 수석상무가 참석했고 이어진 여전업권 간담회에는 신한과 KB, 삼성,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KB캐피탈, 롯데캐피탈 등 7개 여신전문금융회사 CEO와 여신금융협회 전무이사가 참석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