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시작된 전공의 이탈로 인한 국내 대학병원의 인력 공백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상반기 국내 대학병원에서 수련하겠다고 지원한 1년차 레지던트 전공의가 극소수에 그치면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9일 마감한 내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지원율이 8.7%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레지던트 1년차 3594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공고했다. 지난해 3356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날 마감된 서류 접수엔 314명이 지원했다.

내년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에서 레지던트 1년차 수련을 하겠다고 지원한 전공의는 68명이다. 이들 병원 지원율은 전체 병원과 같은 8.7%였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지역 병원에 193명이, 비수도권에는 121명이 지원했다. 이들이 필기·면접시험을 거쳐 최종 합격하면 지원한 병원 전공의로 수련하게 된다. 내년 1월 말엔 인턴과 레지던트 2~4년차 모집도 차례로 이뤄진다.

전날 마감한 레지던트 1년차처럼 나머지 전공의 지원율도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2월 시작된 의정 갈등이 10개월째 해결되지 않은 데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뒤 의료계 반발이 더 커지고 있어서다.

당시 계엄사령부가 선포한 포고령엔 ‘전공의 등 의료 현장을 떠난 의료인이 48시간 안에 복귀하지 않으면 처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조항이 공개된 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의료계 반감은 더 번지는 분위기다. 의료 현장으로 복귀한 전공의 등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유포한 의사들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는 것도 사직한 전공의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의료계에선 평가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