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환율 아직 안정세로 보긴 어려워"
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하락(원화 가치 상승)해 1420원대로 내려섰다. 전날 급격한 상승 흐름이 다소 되돌려졌지만 비상계엄 선포 전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이어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환율과 관련해 “당분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며 “시장이 관망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10원10전 내린 1426원9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 후 7거래일 만의 하락세다. 이날 오전 외환당국의 강력한 시장 안정 메시지가 나온 가운데 전날 상승폭(17원80전)이 과도했다는 심리가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날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이전인 지난 3일(1402원90전)에 비해 여전히 20원 넘게 높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연 간담회에서 환율에 관한 질문을 받자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치 상황과 별개로 경제 문제에서는 정부와 여야가 협력하는 모습을 해외 투자자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계엄 선포 당일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 분위기도 전했다. 이 총재는 의원들에게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계엄 선포 전 소집된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결정에 반대하고 뛰쳐나왔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어 “최 부총리가 F4 회의에 와서 ‘한은 총재는 임기(4년)가 정해져 있으니 자리를 지키고, 나머지는 모두 그만두자’며 이튿날 사의를 밝히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총재는 그 자리에서 “경제사령탑인 부총리가 있어야 대외적으로 심리가 안정되고 경제 상황 수습이 가능하다”고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