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유럽에 드론부품 수출 규제…반도체 제재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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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갈등 우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중국의 모터, 배터리, 비행 컨트롤러 생산업체들이 미국과 유럽 기업에 대한 납품 수량을 줄이거나 출하를 중단하기 시작했다며 "미중 갈등이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업체들은 드론의 핵심 부품을 다루고 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 정권교체를 앞두고 중국 반도체 수출 관련 추가 제한을 발표하면서 미중 갈등이 한층 격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져 제재에 대한 보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일 첨단 반도체 장비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한 바 있다.
추가 수출 제재 명단에는 반도체, 반도체 장비 관련 중국 업체 140개가 포함됐고, 미국산 제품 이외 소프트웨어, 장비, 기술 사용도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 미국의 추가 제재에 중국은 즉각 보복에 나서 첨단 반도체 제조의 핵심 소재 갈륨, 게르마늄 등의 대미국 수출을 금지했고, 미국 기업 13개를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블룸버그는 서방 관리들을 인용해 "중국 업체들의 이번 판매 제한은 내년 1월에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당국의 드론 부품에 대한 광범위한 수출 제한의 전초전에 해당한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심화로 우크라이나의 국방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드론까지 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유럽과 미국 드론 제조업체들은 서방의 제재에도 중국산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드론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전략적, 전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군사 무기다. 앞서 러시아의 공세에 밀리던 우크라이나는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장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드론은 주로 적 움직임이 감시, 정보 수집, 표적 식별 및 표적 공격, 정밀 타격 등에 사용된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가격과 성능 면에서 미국산보다 뛰어난 중국산 드론 사용을 선호하고 있다. 미국산 드론은 러시아의 전파 방해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중국산보다 비행거리가 짧아 많은 전투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에 드론 및 드론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오터린의 로렌츠 마이어 CEO(최고경영자)는 "2~3일마다 (중국 업체의) 판매 제한 및 중단 이야기가 들려온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제한으로 확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전략 및 국제 연구센터에 따르면 상업용 드론 시장 내 중국의 점유율은 약 8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