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약국 체인이자 다국적 제약 유통사인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가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한 뒤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약국 부문 실적이 악화했고 전자상거래 성장에 따른 오프라인 판매 부진 등으로 사업 환경이 계속 어려워지자 회사 측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보도로 월그린스 주가는 하루 만에 17% 넘게 급등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그린스는 내년 초 거래 종결을 목표로 미국 사모펀드인 시카모어 파트너스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거래가 완료되면 월그린스는 비상장 기업이 된다. 시카모어는 소매업 분야 투자에 강점을 지닌 투자회사로 2017년 사무용품 판매 체인 스테이플스를 70억 달러에 인수한 것으로 유명하다.

월그린스는 1901년 시카고에서 설립돼 현재 세계에서 1만2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미국 최대 약국 체인이다. 지난 10여년간 헬스케어 부문에 집중하며 건강 클리닉에 많은 투자를 했다. 하지만 핵심 사업인 약국 부문 실적이 악화했고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약국’과의 경쟁도 심해졌다. 2012년에 영국의 대표 드럭 스토어 업체 알리안스부츠를 인수하는 등 확장을 시도했지만 월그린스의 재정난만 키웠다. 지난달 월그린스는 1200개 점포를 3년 내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부진이 계속되며 월그린스 시가총액은 2015년 1000억달러에서 9일 75억달러까지 1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2월에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에서 약 6년 만에 퇴출당했다. 다만 이날(10일)은 인수·합병 가능성 소식 덕에 주가는 전날보다 17.74% 급등한 10.42달러에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약 90억달러까지 확대됐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