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슈퍼마켓 공룡 탄생 무산 위기…크로거-앨버트슨 합병 빨간불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슈퍼마켓 합병으로 알려진 크로거의 앨버트슨 인수가 무산될 위기다. 이에 앨버트슨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장중 최대 6%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오리건주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슈퍼마켓 크로거와 앨버트슨의 합병이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수 있다”며 합병 계획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또 이 판결이 내려진지 한시간 만에 워싱턴주의 판사도 경쟁을 상당히 약화시킬수 있다는 이유로 합병에 반대했다. 콜로라도 소송은 아직 계류 중이다.

크로거는 2022년 10월 앨버트슨을 약 25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슈퍼마켓 합병으로 불린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올해 2월 두 회사의 합병으로 식료품 가격이 인상되고 수십만명의 근로자 처우가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거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은 오리건 콜로라도 워싱턴 3개의 주(州) 연방지방법원의 판사들이 검토해왔다. 지방법원이 잇따라 합병에 반대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크로거와 앨버트슨의 합병은 불투명해졌다.

이날 인수 주체인 크로거 주가는 이날 2% 가량 상승했고, 피인수 주체인 앨버트슨 주가는 정규 장에서 하락 마감후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6% 하락하기도 했다.

크로거와 앨버트슨은 미국에서 각각 5위, 10위 소매업체로 세이프웨이 본스 해리스티터 프레드마이어 등 수십개의 식료품 체인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십년 동안 슈퍼마켓은 경쟁에서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크로거와 앨버트슨은 월마트와 아마존에 맞서기 위해 합병을 추진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독일 할인 슈퍼마켓 체인인 알디도 위협적인 존재다.

크로거는 2년전 앨버트슨과 합병을 밝힌 당시 식료품 가격을 10억달러 인하하겠다고 약속하고, 579개 매장을 C&S 홀세일 그로서리에 매각하겠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지방법원을 설득하는데 충분하지 않았다. 넬슨 판사는 판결문에서 “슈퍼마켓은 다른 식료품 소매업체와 구별되며 월마트 아마존 및 다른 회사들과 직접적인 경쟁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크로거와 앨버트슨이 합병되면 두 기업간의 경쟁도 사라짐으로서 소비자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날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 판결을 지지했다.

두 회사는 항소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지만 판결을 뒤집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크로거는 합병이 무산될 경우 앨버트슨에 6억달러의 해지 수수료를 지불하기로 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