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미리 사둘걸"…중국 ETF 수익률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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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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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50~90% 껑충 뛰었다. 지난 9월 말부터 당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현지 주요 지수가 급등한 영향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더욱 과감한 부양책을 꺼내 들 것으로 예상돼 중국 ETF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 상위권 '싹쓸이'…중국 ETF 들썩

[마켓PRO] "미리 사둘걸"…중국 ETF 수익률 '고공행진'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9월9일~12월10일) 사이 국내 상승률 상위 20개 ETF 가운데 11개 상품이 중국 관련 ETF였다. 수익률 1위는 중국 전기차 산업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90.9%)'로 거의 2배 가까이 뛰었다. TIGER 차이나CSI300레버리지(합성)와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 등도 모두 60% 이상 급등해 상위 2~4위에 올랐다. 상위 15위 가운데 중국 ETF가 11개를 차지했다.

중국판 나스닥 시장인 과창판을 기초지수로 삼은 ETF도 수익률이 높았다. ACE 중국과창판STAR50(61.48%), KODEX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60.62%) 등이 강세를 기록했다. 중국 ETF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은 지난해 5월 상장된 ETF다. 독일 지수 산출기관인 솔랙티브(Solactive)가 발표한 중국 전기차·배터리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하루 수익률 2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 닝더스다이(CATL)가 지수 구성종목 1위(18.65%)이며 중국 대표 전기차 BYD가 2위(13.08%), 산업자동화 부품 및 솔루션 전문기업 선전 이노밴스 테크놀로지 3위(8.28%)를 차지하고 있다. 닝더스다이는 중국이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한 지난 9월 말부터 이달 10일까지 43.77% 급등했다. 같은 기간 BYD와 선전 이노밴스 테크놀로지도 각각 16.63%, 44.51% 뛰었다.

○ CSI300·과창판?…알쏭달쏭 중국 ETF 지수 대해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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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ETF는 대부분 ① CSI300 지수 ② 과창판 시장 ③ 항셍테크 지수 ④ 차이넥스트 지수 등을 따르고 있다. CSI300 지수와 항셍테크 지수를 제외한 나머지는 성장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① CSI300 지수

CSI300지수는 올해 약 18% 상승했다. 2005년 4월 공식 발표된 이 지수는 중국 본토 증시인 상하이와 선전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우량주 300개를 담은 대표 지수다. 신규 상장 주식은 통상 이 지수에 포함되지 않으며 유동성이 높은 대형 우량주 위주의 종목들이 반영된다. 상하이 증시 시가총액 1위인 구이저우마오타이(귀주모태)주를 비롯해 닝더스다이, 세계 가전매출 1위 메이디그룹, 중국은행 등이 포함돼 있다. 선전 증시보다 상하이 증시 상장 주식 비중이 더 높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CSI300지수가 13%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② 과창판50 지수

근간이 되는 과창판 시장은 중국판 나스닥 시장으로 2019년 7월 상하이증권거래소 내 독립적으로 개설됐다. 2018년 11월 상하이 제1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미국 나스닥과 같은 기술·창업주 전용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힌 뒤 일 년도 안 돼 정식 출범했다. 시장 출범 1년 만인 2020년 7월 과창판 시장 상장 종목 중 우량주 50개로 이뤄진 '과창판50지수'가 발표됐다. 과창판 시장에는 지난 5월 기준 총 572개 기업이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5조1700억위안(약 1016조원)에 육박한다. 중국 최대의 파운드리 기업인 SMIC, 반도체 장비 기업인 중웨이, 소프트웨어 기업인 베이징 킹소프트 등이 과창판 시장에 상장돼 있다.

③ 항셍테크 지수

홍콩 증시에 상장된 대형 기술주 30개의 주가를 반영한 지수로 2020년 7월 출시됐다. 과거 홍콩 증시에 기술주가 많지 않았지만 2018년부터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미국에 상장한 다음 홍콩 증시에 2차 상장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구성 종목이 다양해질 수 있었다. 중국 대표 인터넷 기업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를 포함해 화홍반도체, 인공지능 기업 센스타임, 넷이즈, BYD전자, 전기차 업체 Xpeng 모터스 등이 구성 종목이다. 애플 산업 밸류체인에 속해 있는 현지 소부장 기업들도 포함돼 있다.

④ 차이넥스트 지수(창업판 지수)

차이넥스트 지수는 선전증권거래소가 2010년 6월 발표한 지수로 선전 증시 우량기업 100개가 포함돼 있는 지수다. 중국에서는 창업판지수로 불린다. 창업판은 메인보드에 상장할 수 없는 중소벤처기업들이 임시 상장하는 곳이다. 신흥 산업 비중이 높아 '차스닥'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오는 16일 구성 종목 조정이 예정돼 있다. 지난 6개월 사이 27.10% 폭등했다. 경기 부양 기대 등으로 지난 10월8일 17% 이상 폭등하며 역사상 최대 일간 상승폭을 돌파했다.

○ 내년에도 오를까...엇갈리는 中증시 전망

내년도 중국 증시 전망은 '낙관론'과 '신중론'이 동시에 존재한다. 당국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 효과로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있는가 하면, 경기와 부동산 업황 침체가 지속되면서 반등세를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투자 업계는 이날까지 이틀간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이 예고한 대로 통화정책 완화를 위해 어떤 부양책을 내놓을지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중국은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내년 경제 기조를 '안정 속의 진보 추구'를 견지한다면서 개혁 심화와 개방 확대, 내수 확대, 과학기술 혁신, 부동산 시장 안정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내수 촉진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적당히 온건한 통화정책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14년 만에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정책 기대감에 주가는 당분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중앙정치국회의에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주식시장 안정화가 언급됐다"며 "정책 기대감으로 내년 초까지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이후엔 실제 경기 개선 여부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