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Y./사진=테슬라
테슬라 모델 Y./사진=테슬라
테슬라의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Y가 지난달 판매된 전체 수입차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겪고 있지만 내년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예상되자 구매를 서두르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모델 Y는 국내 시장에서 3048대 판매됐다. 전체 수입차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이었다. 앞선 10월에는 판매량이 951대였으나 지난달에는 판매량이 전월 대비 220.5% 급증해 베스트셀링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모델 Y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1만7871대로 벤츠 E클래스(2만2030대), BMW 5시리즈(1만8815대)에 이어 3위다. 이달 판매가 더 늘어난다면 격차가 크지 않은 5시리즈를 제치고 2위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테슬라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된 중국산 모델 Y를 국내 시장에 들여왔다. 이 모델은 기존 미국산 대비 20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출시돼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주행 거리 성능 등은 기존보다 떨어지지만 가격경쟁력 확보로 판매가 크게 늘었다.

테슬라코리아가 지난 10월 9일부터 이달 8일까지 모델 Y 구매 고객을 위한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도 판매량 증가에 한몫 했다. 66만원 할인 혜택과 더불어 파트너 금융사의 특별 금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형식이었다.

특히 2025년에는 전기차 보조금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둘러 차량 구매에 나선 고객들이 늘어난 것도 모델 Y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다.

환경부의 내년도 전기차 보급 예산은 1조5218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2122억원(12.2%) 감액됐다. 이에 따라 전기승용차 보조금도 기존 400만원에서 내년 300만원으로 줄어든다.

앞서 정부는 전기차 생산 비용이 내연기관차와 같아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시기를 2025년 수준으로 보고 보조금을 폐지키로 한 바 있다. 이 시기가 전망보다 늦어지면서 예고된 보조금 폐지 기한을 넘겨 기한을 두지 않고 제도를 연장하는 대신 지속적 단가 인하를 통해 이를 유도해 나간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모델 Y가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고 있으나 내년 비야디(BYD)가 승용차 브랜드를 국내에 선보이면 판세가 어떻게 기울지 알 수 없다"며 "내년에는 수입 전기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